공수처, 아무도 가지 않은 길 - 초대 공수처장이 말하다
김진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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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관의 출범.
필리버스터를 기억한다.
치열했던 그날들이 잊혀진 기억으로 남을 만큼 공수처는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지 의문이다.

옥상옥.
우려하는 쪽에서는 과거 존재했던 대검 중수부와 무엇이 다를 것인가 결국에는 견제하지 못할 옥상옥을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새로운 칼이 될 뿐이란 의구심을 들었다.

기소한 첫번째 사건이 교육감 비리에 관한 것이라 무게감 면에서 아쉽다는 평을 듣는다.

이것이 세간에 비친 이미지.
초대 공수처장인 저자는 어떤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일까.
380쪽 분량의 책으로 묶여나왔다.

책의 목차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쟁점이 된 이슈보다는 저자의 공수처장 임명 전까지의 경력을 기술하면서 그가 평소에 생각하던 법과 정의 일반을 다룬다.
사실 이 책을 펼치면서 기대했던 부분은 모 검사장 조사 소환 과정의 막전막후 사정이었으나, 시기상조인지 이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공수처를 떠올릴 때 개인적으로는 유퀴즈에 출연했던 경력이 화려운 경찰 간부가 공수처에 파견되어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 정도.
내부 사정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것이 맞겠지만 지면을 통해서 알고 싶었던 몇가지가 있었다. 호기심 충족은 시일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공수처 수사의 성과로 저자는 '조용한 수사'를 꼽았다.
언뜻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전 정권과 현 정권 내내 검찰 수사가 정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수사방식에 대해서 국민적인 관심이 불어난 상황임을 감안하고 보자.

예를 들면, 압수수색. 하나의 사건, 한명의 피의자를 두고 수십 곳을 압수수색했다 한다. 이정도로 과도한 수사가 범죄 의혹만으로 가능한 것인가. 제한하거나 견제할 방법은 있는 것인가.
포토라인. 수사 중 피의자의 인권 침해 문제는 없는 것인가. 일방적인 혐의 발표로 인해 방어권 행사가 상대적으로 제약되는 것이 아닌가.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것만으로 이미 유죄 확정인 것은 아닌가.

달라진 법감정, 국민의 알권리와의 절충을 위해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
수사가 장기화된다는 현실과 돌아가더라도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는 이상 사이에 균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저자는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재직했던 기간이 상당하다. 큰그림을 그리는데 그의 경험이 영향을 미쳤음은 당연할 것.
저자의 치밀한 고민의 흔적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2기 공수처의 약진을 기대해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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