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피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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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피플 #무라카미하루키 #단편소설 #비채 #일본소설 #비채서포터즈2기

상실의 시대.
내 20살을 온통 헤집어 놓았던 책.
주인공 와타나베처럼 발을 딛고 있는 지금 이 공간이 어디쯤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을 때.
하루키를 만나고 허무를 알게 되었는지, 인생의 무료함을 먼저 알고서 하루키를 읽게 되었는지 지금은 알 수 없다.

그때 만났던 하루키를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집중해서 읽으려 할 땐 'Why so serious?'
눈에 힘을 빼고 대충 읽을 때 이런 문장을 섞어넣는다.
"시계는.. 매우 거대하고 무겁다. 마치 시간 자체처럼 거대하고 무겁다."(TV피플 중에서)

현실에 없을 성 싶은 추억담을 말하다가도
"그는 테이블 너머로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어딘지 매우 리얼한 감촉이었다. 마치 인생 자체처럼 딱딱하고, 매끄럽고, 그리고 멀리 있었다."
(비행기_혹은 그는 어떻게 시를 읽듯 혼잣말을 했나)
와. 인생이란 이런거였어?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겼던 감각들을 한데 묶어버린다.

처음 듣는 단어인데 도무지 설명할 기색이 없어서 찾아보게 만든다.
<우리 시대의 포크로어>. 아니, 대관절 '포크로어'가 무슨 말이야?
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았다.
[‘포크로어(민간 전승)’과 같은 의미지만, 사이몬 앤 가펑클의 노래 ‘엘 콘도르 파사’의 히트 전후로 페루나 볼리비아 등의 남미 안데스지방 민요를 모두 가리켜 사용되던 단어이다. 또한 남미 대륙의 민속 음악 전반을 가리키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민간전승. '도시괴담' 비슷한 건가?

책을 읽다 혼잣말로 답해 본 경험 있을까?
있다!
"죽음이란 그런 암흑 속에서 영원히 깨어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너무 심하잖아," (잠 중에서)
이어지는 나의 혼잣말. "그러게, 그거 심하네."
솔직하게 말하면 주인공이 잠을 못자는 날들이 이어지는 중에 책을 읽기로 결심하는데, 그녀가 집은 책이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인데 적어도 세번 이상 읽는 것으로 나오는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에 이어 <안나 카레리나>에 도전해야 하는 것인가?

하루키를 처음 접했을 때의 기억이 절로 소환되었다.
그랬어. 그래서 하루키를 읽었었지.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drviche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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