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는대한민국 #김현성 #사이드웨이 #사회과학 #인구감소 #재정지출확대 #생산성담론 #이민정책 #밀리의서재

사건 발생. 수사의 시작.
용의자 탐색. 면식범.
대부분의 경우 피해자의 부재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자가 누구인지를 따라가면 범인이 보인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에 국한된 전개만은 아니다.

저자는 인구감소로 인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진단하며 원인을 하나 하나 보여주고, 각 원인들이 연결되어 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진단을 내린다.
결국은 돈의 문제다.

유독 경쟁이 치열한 나라에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용어들이 있다.
지금은 잘 쓰이지 않지만. 헬조선,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등.
잘 쓰이지 않는 이유는 그전과 비교해서 나아졌기 때문은 아닌 듯 하다.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한 N포세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한때 유행하던 영끌 역시 나중에 알고보니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기야 대출을 받는 것도 능력인 세상이다.

경쟁에 등떠밀리면서도 달리는 말에서 내리지 않는다.
사교육비는 상수이다. 준조세.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다. 취업 문은 갈수록 좁아진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까.
저자는 노동 저생산성이 대기업 취업을 위한 학벌을 얻고자 사교육 시장에 돈이 몰리게 되는 현상에 이르게 되는 것을 ‘황금 티켓 증후군‘이라 부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노년층이 지하철과 의료기관 접근성으로 인해 안전망이 확보되는 수도권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는 이유가 집값에 미치는 영향,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에 국가가 개입하지 않으면서 생겨나는 정보 공동체 맘카페의 탄생, 가성비를 추구하자 생기는 민원공화국 그로 인한 교사와 의료기관 종사자의 인력을 갈아넣는 현상.
읽다보면 이런 나라가 망하지 않는게 이상해진다.

연금과 이민에 대한 진단은 경청할만 하다. 개인적으로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부분인데, 읽다보니 수긍할 점이 많았다.
청년 문제의 원인을 노년층의 임금 및 노후보장이 되지 않은 것에서 찾는 점 역시 흥미로웠다.

요즘 주로 쓰이는 말 중에 ‘누칼협‘이 있다.
선택을 개인이 했으니 그 결과에 대한 감당 역시 개인이 해야 한다는 말. 얼핏 들으면 맞는 것 같은 그 말은 사회나 국가의 책임이 가려진다.
선택을 온전히 개인의 책임으로 볼 수 있을까?

결국은 재정확대의 문제. 민간에의 외주로 인한 책임 떠넘기지 않기.
저자는 담론의 귀결이 책임소재 찾기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한다. 조세 저항이 강한 이 나라에서 증세 정책을 추진하는 정권은 항상 교체당했다는 지적, 결국은 사회적 합의인데 쉽지 않아 보인다.

규모의 경제. 생산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에도 작용한다고 한다. 자원의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감소로 인한 물가 상승은 물보듯 뻔하다. 결국 피부에 와닿는 결과가 예상된다.
이거 거대담론인 줄 알았는데 결국 생활경제로 이어진다.

기후위기나 환경 문제 만큼 관심이 필요한 분야.
이 책 꼭 읽어봅시다.

덧) 이 책 리뷰를 찾아보니 정책 입안하시는 분이나 결정권자가 이 책을 읽어야 할 듯 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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