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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평점 :
책장을 넘기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못따라가겠다'.
책의 내용이 낡아서냐고?
천만에.
감탄해서다.
저자의 연륜과 책에 담긴 사연에. 글에 담긴 마음에 목이 메여서다.
이 책은 음식으로 말하면 푹 고아놓은 곰탕이다.
삭힐 데로 삭힌 홍어다.
연륜이 있어야 쓸 수 있는 글이다.
하긴 책에서 40년 전으로 갔다가 현재로 왔다가를 널 뛰듯한다.
헌데 그거 아는가? 아는 맛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기억에 있는 그 맛이다.
같은 곳, 같은 음식인데 묘하게 그 맛이 나지 않는다.
하나가 빠졌기 때문이다.
사람.
그래. 사람이 없네.
술 한잔 기울이면서 한참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대작하고 있는 손이 안보이네.
그래. 그 사람 어디 갔는가.
어디 있긴. 이 사람아.
추억에 있지.
내 맘에 있고.
여러 글들이 마음이 후벼파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심금을 울린 글이 있다.
<뷔페의 시대가 가고, 친구도 갔다> 84쪽부터 90쪽까지.
이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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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전화가 더 이상 걸려오지 않았다. 우리는 두려웠다. 예감이란 틀리지 않는다. 우리는 친구의 상을 치렀다. 상가에 문상객이 많았다. 육개장과 편육에 소주를 마시며 말했다.
"좋은 사람은 먼저 데려가는 거여."
...
어린아이 입에서 가슴 후비는 말이 나왔다.
"아빠, 친구들 다 왔다. 한잔 마셔."
"아빠, 사람 많이 왔으니까 융자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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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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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는데 부인이 울면서 우리에게 한 장씩 봉투를 주었다. 지방에서 종종 보듯, 답례 교통비 봉투인가 했다. 삼우제에 친구들이 다시 모였다. 큰돈을 친구에게 빌려준 녀석들이었다. 답례 교통비 봉투에는 친구의 사과 편지가 들어 있었다. 여덟 장의 편지를 모아 삼우제를 한 사찰 마당에서 태웠다. 친구의 마지막 밤은 그 편지를 쓰는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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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
울컥은 이런 상황을 겪었을 때, 이런 글을 읽었을 때 쓰는 말이다.
어디 이견 있으면 한번 말해봐요 ㅠ.ㅠ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