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1 베어타운 3부작 3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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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긋다가 포기했다.

아. 작가가 작정했어.

문단 하나가 끝날 때마다 옮기고 싶은 문장들이 늘어간다.

프레드릭 베크만.

<오베라는 남자>로 유명한 작가지만 그의 진면목을 확인하려면 <베어타운> 시리즈를 읽어야 한다.

<베어타운>, <우리와 당신들>에 이은 시리즈의 마지막 <위너>.

가제본으로 먼저 접할 수 있었다. 뒷표지에 찍혀있는 <비.매.품>이 매력적이다.

그나저나 표지 퀄리티 실화임?

이번에도 표지에 숨겨진 떡밥들을 어떻게 회수할지 가만히 보고 있다.

그러니까 어깨에 기타를 맨 이가 마야?

뒷모습에서 벌써 우수가 느껴지는 벤이?

집으로 돌아오다.

-“집.” 집을 뜻하는 단어는 여러 개라야 한다. 하나는 거기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도로, 또 하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공간을 가리키는 용도로.

이 동네는 언제나 하얗구나.

하키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와 하키를 대하는 방식들에서조차 철학이 묻어있다. 아니 일상인가.

헤드와 베어타운.

두 지역의 위상이 바뀌었다.

설상가상으로 헤드의 하키장 천장이 무너졌다.

헤드의 하키선수들은 이제 베어타운으로 원정 연습을 온다.

이게 무슨 의미일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당신은 여러 인물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전 단장 페테르? 폴락?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

이제 '라모나'는 없다. 그들을 중재할 이들이 없다는 것.

그리고 곳곳에 숨겨진 작가의 복선.

“모든 건 둘로 이루어져 있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라모나는 이렇게 말했다. 두 번의 장례식. 두 집에서 각자 자기의 누나를 기다리는 열네 살짜리 두 아이. 제대로 떠나지 못한 공향으로 돌아오는 두 아가씨. 한 명은 기차를 타고, 또 한 명은 유골 단지에 담겨서.

마야. 그리고....

벤이는 비행기를 타지 말았어야 할지 모른다. 설령 라모나의 죽음을 알았더라도. 어쩌면 벤이는 그리움을 못 이겼는지 모르겠다.

‘거짓이었을지라도 어긴가에 속해 있었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진실 속에서 길을 잃는 것보다는 그편이 낫다.

우리는 어떤 사람과 함께 있는지에 따라 수없이 가면을 바꿔가며 산다. 가장하고 숨기고 자신을 억눌러 가며 남들과 동화되려고 한다.‘

“한번은 라모나가 그에게 벤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머리는 쓴 적이 없고 가슴은 너무 써서 너덜너덜한데 빌어먹게도 발은 한 방향으로밖에 갈 줄 모르는 거라고 한 적이 있었다.”

팀을 응원하는 사람의 마음. 베어타운과 헤드. 그리고 선수들의 비극은 여기에 있을지도.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 반드시 스포츠 선수를 사랑하는 건 아니다. 그들을 향한 우리의 사랑은 조건적이다. 그들이 우리 편일 때, 우리 팀에서 뛸 때, 우리 상징색을 입고 경기할 때먼 사랑한다. 상대 팀 선수를 보고 감탄할 수는 있지만, 우리 선수를 사랑하듯 사랑하지는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이기면 우리가 이긴 것 같다. 그들은 우리가 되고 싶은 모든 것의 상징이 된다.

여기에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그런 애정의 대상이 될지 말지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목이 품고 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결말이 궁금해지는 위너의 첫 번째 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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