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욱의 그림으로 읽는 과학사 - 다면체부터 가이아까지, 과학 문명의 컬렉션들
홍성욱 지음 / 김영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2년에 출간된 <그림으로 보는 과학의 숨은 역사>라는 책의 개정판.

과학이라고 하면 복잡한 수식을 생각하겠지만, 실제 과학은 이미지로 넘쳐난다. 흰 가운을 입은 과학자는 드물지만, 으레 흰 실험실복 차림으로 조심스럽게 비커에 시약을 떨어뜨리는 과학자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도 이미지의 힘이다.

원래 이 책은 과학사, 특히 서양 과학사를 저자가 강의하면서 접했던 많은 그림과 이미지를 소개하면서, 이미지를 통해 과학의 역사를 조금은 새로운 각도에서 읽어보자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근대 그리고 과도기, 현대과학의 순으로 전개된다.

흥미를 돋구는 부분이 정말 많지만 일부를 소개하자면 '달'에 대한 관찰이 미친 영향과 뉴턴에 대한 부분이다.

_ _ _ _ _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달이 지구와 같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주장은 아리스토텔레스적이고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권위를 무너뜨린 일격이었다. 완전하다고 생각했던 달이 불완전한 존재하면, 역시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태양과 다른 천체도 불완전할 수 있었다. 아니 천체 자체가 완벽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렇다면 지구와 같이 불완전한 존재도 천체가 될 수 있었고, 다른 천체와 마찬가지로 운동(즉 자전과 공전)을 할 수도 있었다. 달의 표면이 울통불퉁하다는 것 자체가 지동설을 증명했던 것은 아니자만, 그동안 굳게 믿고 있었던 아리스토텔레스-프톨레마이오스 우주론의 상당 부분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_ _ _ _ _

혹시 만유인력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뉴턴의 사과?

뉴턴의 신격화? 덕분이었나?

_ _ _ _ _

뉴턴은 이해도 안 되고 설명도 안 되는 만유인력을 도입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뉴턴의 말을 받아들여서 행성의 타원운동에 대한 수학적 증명이 만유인력을 입증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만유인력을 받아들였다.

뉴턴은 당시 과학자와는 조금 다른 면모도 가지고 있었다. 연금술 연구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고대 이집트 문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이를 연구하기도 했으며, 신성모독에 가까울 정도로 독창적인 성서 해석 이론을 제시했다. 그러나 오늘날 일반적으로 뉴턴에게서 떠올리는 이미지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과학자이며, 이는 18세기에도 그랬다. 뉴턴에 의해서 논쟁들이 해결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뉴턴을 신에 가까운 사람으로 여기게 되었다.

과학자의 신격화는, 과학에 초인적인 보편 원리와 법칙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만들어지고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게 된 과정과 궤를 같이 한다.

_ _ _ _ _

그림으로 읽는 과학사. 결국에는 인문학적 소양으로 풀어낸 책.

부제가 의미심장하다.

"다면체부터 가이아까지, 과학 문명의 컬렉션들"

※ 이 글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