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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보다 더 눈부시게 웃어줘
김민정 지음, 진정부부 사진 / ㈜소미미디어 / 2023년 11월
평점 :
읽으면서 제 딸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언제 이렇게 자랐는지.
엄마 뱃 속에 있을 때부터 쉬지 않고 팔 다리를 움직이느라 바빴던 축복이.
처음 본 날. 간호사 선생님께 안겨 있던 아이에게 처음 했던 말.
"잘 부탁해. 엄마랑 아빠랑 잘 지내보자~!"
산후조리원으로 퇴근 후 수유시간에 맞춰서 아이를 방으로 데려오며 용기를 내서 조금씩 안아보던 때.
트림을 못시켜서. 그걸 제대로 못한다는 타박을 받던 초보 아빠.
나중에도 일관되게 못해서 그냥 안고만 있었다는 근성 있는 초보 아빠.
둘째가 생기면 낫겠지. 처음에는 못해도 나중에는 잘 하는 사람이 나니까.
만회해보려고 잠시 마음을 먹었으나, 둘째는 이번 생에는 없는 걸로.
50일 기념 사진을 70일 가까운 때 찍었던 기억.
갑자기 두 손을 짚고 상체를 일으켜 세운 너를 보면서 내질렀던 탄성.
첫 뒤집기를 했을 때의 감격.
어... 어.... 어? 뒤집었다!!!
뭔가 맘에 들지 않을 때면 나왔던 추임새. 에헤이!!!
울음소리마저 특별했던 아이. '응게', '응게~~'
그때는 알지 못했었지.
네 작은 몸은 유당분해를 하지 못했음을.
아빠, 엄마가 미처 알지를 못했었네.
분유를 먹고서 쉬이 잠들지 못하는 너를 안고 새벽마다 아파트 주변을 몇번이고 돌던 때.
도통 통잠이란 걸 자지 못했던 너를 볼 때마다 누군가 했던 말들이 유언비어라고 의심했었는데.
100일의 기적은 찾아오지 않았다......
너를 재우고 처음으로 야식 먹기에 성공했을 때.
감격에 겨워 처제와 통화했었지. 살다보니 이런 날이 온다고.
기어다니던 네가 걷기 시작하고.
겁이 많은 나는 온종일 네가 가는 길을 쫓기 바빴었지.
응급실에 갈 때면 혹시라도 네가 잘못될까 정신없이 나갔다가
찌를 곳이 없어 발목에 찌른 바늘을 보고 울상이 되었다가
네가 더 울까봐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던 때도 있었지.
'엄마'보다 '아빠'라는 말을 먼저 했던 너.
잘 때 빼고는 그래도 아빠와 같이 있으려고 노력해주던 너.
하나하나 떠올려보니 많이 컸구나.
요즘 아빠는 말야. 형들이 하는 말이 무섭단다.
초등학교 6학년만 되어도 아빠와 말도 안하려고 한다는 말.
시한부 인생을 사는 것 같은 답답함이.....
오늘은 일찍 들어가야겠어.
<햇살보다 더 눈부시게 웃어줘>라는 책은 초보 엄마, 아빠의 고군분투기이자, 루다의 성장기이자, 끈끈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100만 가까운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 그런데 이 가족이 앞으로는 유튜브 영상 업로드를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느순간 루다가 카메라를 의식하기 시작했는데, 부모로서 이제는 그만 둘 때가 된 것 같다고 루다의 성장을 담은 기록 용도로 시작한 유튜브라서 취지에 맞게 가끔 루다의 영상을 올리겠지만 지금처럼 수익을 위해서 하지는 않을 거라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옳은 선택이라고, 용기 있는 선언이라고 생각했어요.
저자 김민정님이 들어가는 말에 응원글을 남겼듯, 저도 루다 가족의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