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를날리면 #창비 #박성제 #공영방송 #보도 #서평단

공중파 뉴스를 안보고 있다.
가만 생각해본다.
언제부터였을까?

​2014년. 전원구조. 자막.
그 뉴스를 보던 중에 밥을 먹고 있었다.

전원구조.
그래,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이다, 재난이 발생해도 빠른 구조가 가능하구나 싶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고 세상이 뒤집어졌다.
그 날 이후 공중파 뉴스를 보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말의 기대가 있었다.
당시 어떤 일이 있었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보완했고
어떻게 달라졌는지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찾지 못했다.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

​그날 이후 MBC가 어떻게 시청자들의 신뢰를 상실했고, 탄핵 국면의 집회 현장에서 환대받던 JTBC 기자들과 달리 외면당했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 재임 시절의 MBC의 위상은 탄핵 국면에서의 JTBC의 그것에 비견되는 것으로 서술된다.

전임 최승호 사장 시절 이후 박성제 사장 재임 시절의 MBC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전환 국면은 2019년 가을이었다.

35일간의 짧았던 재직기간 후 사퇴했던 전 법무부장관 일가를 둘러싼 논쟁으로 나라가 두 쪽이 났다.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
아이러니하게도 서총동 집회 현장을 드론으로 찍어 방송에 내보낸 뒤 MBC 뉴스데스크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다.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고, 유튜브 계정 조회수 역시 급증했다. 그리고 달린 댓글 중 하나.
˝마봉춘이 돌와왔다˝

저자는 이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서 지금도 회자되는 명언을 남긴다. ˝딱 봐도 100만명˝
저자는 당시 보도국장이었다.

사장 재임 중이던 2021년 5월 한 학술대회에 참석 해 “공영방송의 공공성은 중립성, 공정성, 독립성에서 더 나아가 시대정신과 상식을 담아야 한다”며 “방역, 백신, 한반도 평화, 양성평등 등 우리 사회의 정파적 이해관계나 젠더에 따라 갈등이 있는데 그걸 무비판적으로 똑같이 중계하는 게 공영방송의 역할인가”라고 했다. 이어 “예를 들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검찰개혁 집회와 광화문에서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이 주장하는 종교적 집회를 1 대 1로 보도하면서 민심이 찢겨졌다고 보도하는 게 제대로 된 공영방송인가”라고 발언한다.

공영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그의 관점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저자의 글을 인용해 본다.

˝MBC 뉴스가 다시 힘을 회복한 중요한 계기가 ‘조국 사태 보도‘의 차별화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집회 현장에 나온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런 요구를 외친 시민들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 것이 결정적 방아쇠였다.˝ 102쪽

​공영방송 수난사라는 부제를 보고 기대했었다. 방송 기조가 집권 세력에 의해 달라지는 이유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알 수 있을까 하고. 방송법 개정 문제가 언제 불거졌고 개정안이 언제 어떤 이유로 폐지된 것인지를 알고 싶었으나, 개인적으로 찾아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 책의 포문을 연 ‘바이든‘, ‘날리면‘ 보도 내막에 대해서도 기대했었다. 잡음 제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해 궁금했고, 교차검증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으니까.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제소한 정정보도청구소송이 계속 중인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의 재판장이 ˝재판장도 여러 번 들어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보통 사람이 보통 소리로 들었을 때 이 내용이 무엇인지 구분되지 않는 건 명확하다˝라고 했다는 뉴스를 보고 이 사건의 추이가 어떻게 될지도 궁금했었고.

검증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내가 못 찾은 것인지 별다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취재 과정에서 MBC 기자가 경찰을 사칭한 사건, PD수첩에서 영상 속 김건희 여사는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 사건 등을 언급하기는 하나, 방어적인 수준에 그친다.

​저자는 본인의 사장 재임 시절 이룬 성과에 대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나, 그는 결국 연임에 실패했다. 그토록 많은 성과를 이뤘음에도 연임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 풀리지 않은 의문점은 숙제로 남았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찾아볼 것이다. 법원에서 계속 중인 사건의 결과 역시 관심의 대상이다.

끝으로 질문 하나. 만나면 좋은 친구 마봉춘이 돌아온 것 맞나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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