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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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은 이별.

소년은 거울에 비친 모습에서 그의 형을 찾습니다.
거실에 나온 그의 모습을 마주 한 부모님은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흔듭니다.
그가 입은 교복은 생전에 형이 다니던 바로 그 학교의 교복입니다.
오늘은 등교 첫날.

소년의 모습을 보고 놀라는 사람이 더 있었네요. 형의 절친. 버스를 기다리던 중 소년의 모습과 교복을 보고 흠칫거립니다.

소년을 보는 이마다 놀랄 정도로 닮아서일까요?
13년. 형이 떠난 후 흐른 시간입니다.
꼬마는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어요.

그러나 형을 아는 이들은 아직도 놓아주지 못했나봅니다.

한 명.
더 있었어요. 형을 놓아주지 못한 이가.
우연히 형의 계정과 비밀번호를 찾아 들어간 가상세계. 가우디.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 이름을 따온 듯한 가상세계에서 형은 누군가와 공간을 공유하고 있었나봐요.
현실세계처럼 유지, 보수하지 않으면 낡아버리는 가우디에서
여전히 새것처럼 잘 관리되어 있는 생경한 공간을 마주하고 소년은 누군가와 조우합니다.

형을 기다리던 이가 있었네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어떤 사이였을까요?

소년은 현실세계에서 힌트를 얻게 됩니다. 형을 기다리는 이가 쓰는 아이디가 그 사람을 가리킵니다.
아이디 곰솔. 바닷가 소나무.

마침내 가우디에서 만나기로 한 날. 곰솔 아니 해송은 결심합니다. 소년이 묻는 말에 전부 대답해주기로.

그러나 소년은 묻지 않기로 합니다. 진실은 오직 형만이 아는 거니까.

소년의 엄마가 형을 아바타로나마 되살리지 않기로 한 이유와 같을지도. 형이 원치 않을거니까. 결국 형을 이기지 못 한 엄마는 마음 속에 묻었나봐요.

엄마의 말을 듣고 소년은 그제서야 형을 놓아줄 결심이 섭니다.
자신이 그랬듯 지금까지도 형을 놓지 못하는 곰솔도 이제는 마음 편히 지내기를 바랍니다.

어린 날의 소년은 귤을 아주 좋아했다지요.
곰솔 역시도.
그 둘에게 귤은 소년의 형을 떠올리게 했었나봐요.
올 겨울 그들은 마침내 귤을 먹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

어느 늦은 이별.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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