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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책 - 사람과 사람 사이를 헤엄치는
정철 지음 / 김영사 / 2023년 7월
평점 :
#동사책 #정철 #카피라이터 #김영사 #김영사서포터즈 #산문 #서평단
"우리는 이 쉬운 명제를 알면서 자꾸 까먹는다.
말을 잘하는 방법은 말을 하는 것이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탁구를 잘 치는 방법은 탁구를 치는 것이다."
잊고 있었다. 저자는 카피의 대가이다.
그런 그가 맘 먹고 산문을 써보겠다 하고 낸 책이 바로 이 책이란 말씀.
한때 짧게 쓰려고 부단히 노력을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짧게 쓰고 있다. 근데 짧게만 쓰면 필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길게 쓰는 것은 이젠 노력이 필요하다.
아마도 저자의 영향을 받은 것이리라. 촌철살인이 도대체 뭐길래.
근데 굳이 글이 치명적인 이유가 있는 것인가.
아무튼.
이렇게 쓰는 것은 배우고 싶다.
제목은 '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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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상자 치웠어?
응, 내가 갖다 버렸어. 별로 무겁지 않던데.
아, 미치겠네. 전화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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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새벽에 출근하기 전 상자를 분리수거한 후 작업실로 향했다.
간만에 착한 일을 했으니 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선행은 은밀히 하는 것이니까.
하고는 문자라도 보내려다 말았다.
서너 시간이 지난 후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러니까 위에서 인용한 부분은 그 대화라는 것이지.
칭찬은 커녕...
그리고 아내로부터 수신한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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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원 버렸어. 반품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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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 하나 없이 문자만 왔다.
어쩐지 빈 상자치고 꽤 무겁더라.
그날 저자는 15만 원어치 글을 더 써야했다.
...
풋.... 아. 간만에 웃었다.
"모든 동사는 사람에서 사람으로 움직인다"
저자의 글 역시 그러하다.
※ 이 글은 @gimmyoung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