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사회 - 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임의진 지음 / 웨일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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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90년생이 온다>를 펴냈던 웨일북에서 다시 의제를 선점하는 의미있는 책을 펴냈다.



경제적 자유. 

최근 한국 사회 절대다수가 선망하는 키워드. 

스스로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 주장하는 소수가 있고 그를 추종하는 다수가 있고,

추종하지 않아도 내심 부러워하는 이가 있다. 그 키워드로부터 자유로운 이는 없을 것 같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의 경제적 자유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서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상태'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즉, 돈 걱정 없이 사는 삶이다. 의미를 조금 더 확장하자면 금전을 대가로 시간을 살 만한 여건 혹은 원하는 대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 하나 빠져 있다. 경제적 자유 다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어지는 물음에 심장이 덜컥했다.


☆ 그냥 놀고 싶습니까?



본디 경제적 자유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상태'이거나 하기 위한 '수단' 혹은 뭔가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일뿐 그 자체가 종착점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개그맨 박명수의 말을 인용한다.


"저는 방송 생활할 때 정말 절실했어요. 나는 개그맨이 아니면 할 게 없거든요. 죽는다는 생각으로 한 거예요. ... 내가 뭘 해야 하는지만큼은 절실해야 되는 거, 그거 찾으세요. ... 자기가 절실해야 되는 걸 찾고, 그리고 뭘 하면 행복할지를 찾고."



여기에 단서가 있다.


극한 경쟁과 부족한 사회 안전망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각박해지고 피폐해지며 외로워진다. 믿음이 사라진 자리를 차지한 숫자를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는 사회의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러한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구성원이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남들만큼은 해야 한다는 필수 요건을 뒤집어 말하자면, 한국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동시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은 중간보다 못하는 것 또는 평균에 미달하는 것이다. 즉 대부분의 사람에게 뒤처지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기준은 '남들보다 뒤처지지는 않았는가'이며, 중산층은 그 대표적인 상징이다.



왜 자신의 현실이 초라해 보이는 것일까? 사회구성원 다수가 공유하는 '그럴듯한 삶의 상'을 자신의 현실에서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눈에 보이고 숫자로 바꿀 수 있는 가치로 인정욕구를 채우는 것이 삶의 핵심 목표가 되면 숨 쉬는 내내 남들과 비교할 수 밖에 없다.



"우월감과 자격지심의 진자운동" 저자는 간단하게 이를 시각화해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불안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가.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과거의 공동체를 복원하면 해결되는 문제일까?

막연하게 사회적인 연대에서 찾았는데, 복원은 필연적으로 과거의 재구성이기에 그것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고 한다.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바로 숙제라는 말이지.



☆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흔들림없이 당신이 정한대로 살 수 있는가?



함께 사는 삶을 그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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