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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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그랬다. '보뱅'은 읽는 게 아니라 느끼는 거라고.


이유를 알 것 같다. '같다'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소설 속 화자는 내가 어떤 정의를 내리든 동의하지 않을테니까.



주인공은 밀당을 잘 한다. 기실 줄은 그녀 혼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를 끌기는 하는 것인지, 끌어당기면 그녀가 끌려오기는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단지 지금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인지, 혹은 껍데기와 있는 것인지로 구별할 수 있을 뿐이다.



이름. 이름조차 한 번에 알려주지 않는다. 가까스로 '퓌그(가출)'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지만 그조차 본명이 아니다.


이젠 상관없다. 이름 따윈. 그냥 '화자'라고 생각하고 있겠다고 다짐할 때에서야 '뤼시'라는 이름을 알려온다.


앞으로 자주 듣지조차 못하는 이름이지만 그래도 알고는 있겠다.



MBTI를 잘 알지는 못하는데, '뤼시'는 아마도 'ENTP'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유쾌한 또라이.


'퓌그'라는 단어에 끌린 이유가 있다. 서커스, 가출, 그리고 방황. 잠시 동안의 고향집으로 귀환, 이후 수호천사(수호천사의 본명은 '직감'이라 한다)의 계시를 받아 낯선 곳으로 떠나간다.



가벼운 마음이란 제목은 뭘 의미할까?


가르쳐주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친절하게 일러준다.


"만일 내가 남자였다면 이런 마음을 가진 여자, 이를테면 무정한 여자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 자문해본다. 


무정? 아니,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겠다. 가벼움. 그게 더 낫다. 

나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아직 완전히 그렇지는 않지만 그 마음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내 마음은 티타티티타티다."



로망. 7년 그리고 3년 동안 그녀의 남편이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3년'은 괴물(알방)에게 그녀의 마음을 빼앗긴 채 살았으니 그 시간은 그에게 그닥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어쩌면 로망은 뤼시의 아버지를 닮으려 시도했다 실패한 것인지도 모르다. 아비의 미덕의 이름은 '모르는 척'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괴물'에게도 '가벼운 마음'이 되어간다.



특이할 만한 사항은 그녀의 애인은 '괴물'이라는 별칭으로 불렸고, '바흐(그의 음악)' 조차 '뚱보'라는 별칭이 있었으나, 로망은 별칭으로 불린 적이 없다는 점이다.



사랑으로 엮이지는 않았으나, 로망이 첫 책을 출간했을 때 '대문호의 탄생?'을 함께 한 추억이 있다. 

로망에게 괴물의 존재와 사랑이라는 감정을 고백한 후에 잠겨진 집 앞에 단정히 싼 가방을 내어놓았을 땐,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기조차 한다. 

함께 살던 집에서 쫓겨나는 것으로 그녀는 대가를 치룬 것일까? 

로망이 고향집으로 그녀를 찾았음에도 그녀를 보지 못하고 사라진다.



"나는 가장 위대한 기술은 거리두기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가까우면 불타오르고, 너무 멀면 얼어붙는다. 정확한 지점을 찾아서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건 현실 속의 모든 배움처럼 비용을 치러야만 배울 수 있다. 알기 위해서는 대가를 내야 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녀가 그녀의 어머니를 닮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딸아, 너는 좀 사근사근한 맛이 없어. 어머니가 내게 말한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본다. 그런데 엄마, 날 그렇게 키운 사람이 누군데요?


이제 목욕을 해야겠다. 풍성한 거품을 내서."



책장을 덮은 후 문득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생각났다.



이유는? 모른다. 읽어볼 수 밖에.



문장 사이사이 리뷰로 담아내기 어려운 마음들이 녹아있었다. 가벼운 마음? 가볍다고 생각했던 마음들이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읽고 알려줄 사람 어디 없나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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