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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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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을 읽어서인지 아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읽기 전에 다루고 있는 이야기의 방향이 비극인지 희극인지 확인하고 읽으려고 한다.
아이가 어른처럼 행동하기를 강요받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이야기는 더 이상 읽고 싶지 않았다.
그럼 이 책은 어떤 이야기일까? 표지에 속았던 전력이 있어서인지 이토록 발랄한 표지를 보고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그래. 내용이 중요하지.
표지 안에 숨어있던 작가님 등판. 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사실 전 작가님의 사진을 보고는 더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보류. 지루한 책은 쓰지 않겠다고 한 그 발언을 믿어볼게요.
다행입니다. 이제 맘을 놓아도 될 것 같아요. 결코 바람직하다고 할 순 없는 환경에 있지만 그 나이대 아이들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간혹 교육에 좋지 않은 내용이 등장하기는 하지만(가령, 반삭파의 수장 '비트'가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빼앗는다거나 잡화점에서 낮은 가격에 물건을 떼어서 어른들에게 10배에 판다는 것을 권장할 순 없으니까요), 날카롭게만 보이던 그 아이의 얼굴 표정이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 앞에서 세상 순한 아이의 얼굴이 되어 전리품(그래요. 어른들에게 10배에 팔아서 번 돈으로 산 것. 놀랍게도 아이스크림입니다)을 전시하는 그 장면.
자기 몫의 아이스크림을 빼았겼음에도 아무 말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
비트가 어른의 문법을 이른 나이에 깨우친 이유. 그리고 본인의 작은 키보다 몇 배나 더 커보이려 했던 이유.
엄마. 엄마의 쾌유를 바랍니다.
골목대장 바트의 사연을 비롯해 아이들이 집에 가면서 맞닥뜨리는 장면들이 펼쳐집니다.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했지만 다른 아이가 자신의 지위를 대신하는 것을 괴로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아이의 마음.
몸이 약해 다른 아이들이 복도를 통과하길 기다려 그제서야 몸집이 커다란 친구와 같이 가는 길. 그 길의 풍경. 자신들의 우정에 대한 믿음.
귀갓길에서 일어나는 일을 걸음 단위로 전부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두었다가 변수가 생길 경우 그 변수를 기록해나가는 아이.
같은 교실, 같은 나이. 눈에 보이는 공통점은 그 둘 뿐인 아이들의 귀갓길. 열 개의 골목에서 펼쳐지는 중학생들의 사생활.
뒷 표지의 첫번째 줄 처럼 "원래 이 이야기는 전설처럼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스쿨버스와 함께." 이런 시작이었다면 이토록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그 시절에 할 수 있는 고민과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낯선 것들에 대한 두려움과 갈망. 그 느낌들.
내 작은 세상 속을 채우던 그것들. 집으로 가는 길!!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