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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ㅣ 부크크오리지널 1
윤재광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1월
평점 :
당신은 영혼을 믿는가? 유체이탈과 새로운 육체로의 이전.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운명을 거스르면서 영원을 갈구한다는 설정은 판타지 장르의 단골소재.
관건은 설정에 어떻게 개연성을 부여할 것인가이다.
과거의 인물과 현재의 인물을 교차하면서 서술하는 방식을 취한다.
과거의 인물 즉 현재와 맞닿은 인간. 어떻게 지금껏 살아있는거지?
운명을 거슬러 살아온 방식을 도둑질에 대한 재능으로 풀어낸다.
기구한 삶을 살았으나 뜻하지 않게 기운을 조정하면서 다른 사람의 기운을 받아들여 자신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된 그(서삼)는 오히려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섬을 형성한 마을과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의 모임. 그가 이뤄낸 권위.
"살아야 무언가 이룰 수 있다. 죽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난 모든 욕심을 버렸다. 식욕, 성욕, 탐욕, 수면욕.... 모든 욕구는 내게 의미가 없다. 나는 그저 살고 싶은 것뿐이다.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영생을 꿈꾸는 것이 아니다. 죽기 싫어서 살고 싶을 뿐이다. 되었느냐." 241쪽
그가 하는 말. 입밖에 내뱉음으로서 그는 오히려 신비로움과 권위를 상실하게 된다.
그가 이 대답을 들려주는 인물.
6세 남자아이. 지호. 나이에 맞지 않게 깨어 있는 인물. 천재란 이런 존재인걸까?
어른들이 그를 지키기 위해 벌이는 일들과 희생은 그와 무관한 듯 하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
서삼이 한 위의 말을 흥미롭다고 말하는 아이.
이 아이. 보통이 아니다.
영화 <이끼>의 폐쇄적인 마을이 연상되는 공간. 드라마 <구해줘>의 사이비 종교 지도자와 광신도. 그들이 벌이는 비극이 떠오르는 장면. 그리고 최상위 포식자 프레데터가 아무런 제재 없이 인간들 세상을 활보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었던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의 섬뜩함.
지호를 가지려는 서삼의 시도가 끝내 성공했음을 추정케 하는 에필로그의 한 장면.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순전히 우리의 정서에 맞는 이야기로 풀어낸 윤재광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과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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