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자, 그들이 몰려온다 - 분노와 불안의 세대, 누가 그들의 힘이 되어줄 것인가? 청년 정치 혁명 시리즈 1
박민영 지음 / 아마존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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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제목만을 보고 신청한 서평단.

막상 책을 읽어보려고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혹시라도 감당하지 못할 극단적인 분노표출이 주된 내용이면 어떻게 하나. 망설여졌다.

그런데. 박민영 작가. 이 청년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대승적인 이야기였다.

현 상황에 대한 근거없는 비판이나 정권에 대한 비판,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 등이 나올거라는 나의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결과적으로 필자가 바라는 건 청년세대의 화합이다. 우리는 젠더로 갈등했지만, 청년으로서 같은 아픔을 겪은 세대전쟁의 피해자들이다. 동시에 누구보다 서로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다." 13쪽 中에서.

의심을 내려놓고 귀를 기울여본다. 잘 봐. '이대남' 이야기다.

파트 1 젠더전쟁

사회적 남성성을 거세당했으나 신체적 남성성에 근거한 의무만 강제된다. 권리 없는 의무!

어디선가 분명 존재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투정으로 치부되고 잠시 귀기울이는가 싶더니 그 잠깐을 참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관심과 공감에 목말라 있던 그들은 투표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자. 투표로 안 된다면 다음은?

작가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대남의 당사자성을 대변하고(작가가 20대라는 점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 위해서, 작은 공론장이라도 만들어보기 위해서!

이대남과 이대녀의 갈등을 '오징어게임', '을과 을의 갈등'이라고 보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의 상대방은 기득권을 거머쥔 기성세대 어른들, 특히 정치권의 기득권 남성이다.

젠더갈등은 이대남과 이대녀의 대결이 아니다. 이대남과 이대녀의 불안을 부추기는 기득권 남성과 청년세대 전체의 대결이다.

그렇다. 이 책은 건설적인 논쟁을 위해 쓰인 것이지 감정의 배설을 위해 쓰인 것이 아니다.

흥미로운 용어가 등장한다. "유리바닥". 여성들의 출세를 가로막던 '유리천장'은 무너지고 있는데, 남성들을 위한 '유리바닥'은 생겨나지 않앗다. "패배 = 도태"라는 약육강식의 생존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챕터 2. 오해와 진실 부분은 구체적인 수치와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챕터 3. 정치권의 놀이 부분은 논란이 어떻게 확대재생산되는지를 들여다본다.

페미니즘이 하나의 현상이라면 이에 대한 작용으로 나타나는 반작용을 단지 '백래시'라고 치부하지 않고 현상 그대로를 들여다봐달라는 것이다. 이대남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던 기성세대들에 대한 반감이 표출되는 것과 실체가 없는 논쟁을 부추기는 언론과 정치권의 행태를 살펴본다.

파트 2 세대전쟁. 아마도 청년정치혁명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파트가 아닐까.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 단군 이래 최대스펙임에도 일자리가 없는 세대라는 말과 함께 여러 차례 언급되었던 문구이다. 일자리 문제, 부동산 정책 문제가 붉어지면서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어느 세대보다 클 듯.

코인과 주식에 열을 올리게 된 현상과 기본 생활에 쓰는 돈은 아껴쓰면서 명품의 소비는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새도 짚어본다. 그 이면에는 장래에 대한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공정. 참 아이러니하다. 원래부터 알고 있던 단어가 아니던가. 그 대척점에 있는 위선.

기간제 교사, 인국공 사태. 조국 그리고 586 등 뜨거운 감자가 전부 들어있다.

40대가 되어버린 지금의 나는 이 책을 공부하듯 들여다본다. 공부하듯 보아야 하는 것은 페미니즘 뿐만이 아닌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분명한 현상으로 존재하는 것 아닌가.

청년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시늉이라도 하는 정치인들은 이 책을 읽어봐야 할 것 같다.

※ 북사람 별점단의 일원으로 이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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