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회랑 : 국가, 사회 그리고 자유의 운명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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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수험생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복사집에 맡긴 제본을 찾은 듯한 묘한 감각. 그래서였을까 자를 대고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었다.

좁은 회랑. 은유적인 제목.

정작 좁은 회랑을 이해하게 만들어주었던 그래프는 협곡처럼 깊이 들어가는 하강 이미지가 아니라

우상향하는 선들이 교차하는 간극으로 설명하는 것이라 기억에 더 남았다고 할까. 바로 아래 그림이 이 책의 핵심을 간결하게 표현한다.

가제본 132쪽 <도표1> 독재적 리바이어던, 부재하는 리바이어던, 족쇄 찬 리바이어던의 진화

​사진 참조


'리바이어던'. 많이 들어본 단어. 그리고 '홉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천명했던 그 사람이 등장한다.

국가와 사회의 관계. 그리고 개인.

저자들은 회랑이 왜 '좁은지', 그리고 왜 회랑 안에서의 삶이 불안정한지, 왜 시민들이 부단히 경계하고 조직화하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며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족쇄 찬 리바이어던'이란?

저자들이 '회랑' 안에 있는 바람직한 사회상을 말하는 것으로 국가가 강력한 힘으로 구성원을 보호하고 통제하는 사회이다. 한편 사회는 국가의 힘이 너무 가해져 독재정권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족쇄를 채우며 견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국가와 사회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리바이어던의 출현과 제어. 각 국가 혹은 유럽과 그 외의 지역에서 나타나는 양상을 상세히 풀어낸다.

유럽과 그 외 지역의 차이점을 대해 재차 돌아가서 설명하는 부분에 저자들의 치열함이 묻어난다.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시의적절성.

한국어판 머리말 '한국의 독자들에게' 부분을 읽어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운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 기반이 무너지는 공공 의료체계와 우리의 모든 움직임을 감시하는 드론들 사이에서 차악을 택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서로 다른 미래들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우리들의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 이 책이 답하고자 하는 질문이다." - 21쪽

★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언론에 많이 노출되고 개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률이 재발견되었다. 전염병 예방법.

그리고 통신사 기지국을 통해 집회참석자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그 얻어낸 동선을 각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에게 정보공개 차원에서 공유하는 것.

현재 비상사태여서 크게 공론화가 되지 않지만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는 그 전후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을 떠나서 개인이 어떻게 견재할 수 있을까?

1인 미디어가 대안언론으로 각광받게 되었다. 현재는 경제적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고 뒷광고 문제로 인해 폐해가 드러나고 있지만 자정작용을 거치는 중이다. 분명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은 문제를 수면에서 끌어올리는 순기능이 존재한다.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공론화, 청와대 청원 등을 통해 이슈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상기시켜간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니, 최근 이슈들과 연계해서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저자들의 전작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전자책으로 소장하고 있다(뭐, 전자책장에 잠들어 있는 책이 한두권이 아니라는 것이 더 문제인지도). 다시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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