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소녀 - 페미니스트 고스트 스토리
베니타 코엘료 지음, 유숙열 옮김 / 이프북스(IFBOOKS)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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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북스 읽는여자 2기 선정 후 받은 첫번째 도서입니다.

가끔 인터넷기사를 통해 '인도'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인권유린을 접하게 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은 일들이 지금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이 책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인도의 유서 깊은 페미니즘 출판사 주반북스'와 '한국의 페미니즘 도서 전문 출판사 이프북스'의 컬래버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버젓이 명예살인이 행해지고 있는 인도에서 이 책을 펴냈다고 하니 저자의 안위가 걱정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으응? 합리적인 걱정입니다.

제가 받은 전체적인 느낌은... 서늘하다. 입니다.

선천적인 성과 사회적인 성이 모두 남성인 저로서는 여성들이 실제로 일상에서 겪는 일들에 대해서 '안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여성은 약자이고, 은연중에 가부장적 제도의 잔재들로 둘러싸여 있고, 당연한 듯이 누군가의 희생이 전제되어 있으니까요.

그나마 책이라도 읽어야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도대체 '서늘하다'고 한 이유가 무엇이냐? 단순히 귀신 스토리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17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비현실적인 상황 설정과 은유 덕분에 한편 한편 읽을 때마다 내가 읽고 이해한 것이 맞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혼자 읽기에 역부족이라 생각되었는데, 아마 이 책을 가지고 독서모임을 하게 되면 단편 4개씩 나누어 4회 이상 하게될 것 같아요. 해제를 읽고 싶을 정도입니다.

특별히 심하게 와닿은 부분이 있어 소개합니다.

염장이 中

나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들이 그렇게 위험하다면 왜 그들을 집 안에 가둬두지 않고 자유롭게 세상을 돌아다니도록 허용하는 거지? 고모에게 내가 그렇게 묻자 고모는 나를 때렸어요. 난 이제 더 이상 테라스 위로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손바닥만 한 나의 하늘이 낯선 이에게 강탈당한 거죠.

107쪽

피해자가 오히려 숨어야 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제재를 받고, 이른바 명예살인이라는 명목으로 가족인 오빠에게 죽임을 당한 나. 명예살인을 했다는 사실 자체에 자부심과 집안의 남자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믿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를 확고한 인식.

읽다보면 소름이 돋는 경험을 여러 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여인들이 무섭지는 않습니다. 그녀들이 처한 상황이, 등장하는 다른 이들의 대응방식이 그러할 뿐이지요.

어쨌든, 이 책을 읽고 난 후 느낀 그 기분을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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