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의 모든 것 - 99%의 희망을 위한 8시간 37분의 명연설과 철학.공약.정책
버니 샌더스 지음, 이영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설문을 옮긴 글이다. 2010년 12월 10일 오전 10시 30분 상원 회의장에서 했던 연설.

연설을 읽기 전에

"힐러리 클린턴의 정책을 조금이라도 진보적 방향으로 이동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

샌더스의 별명은 '개정의 왕'이다. 그 어떤 의원보다도 더 많은 법률개정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그는 법들을 조목조목 따져서 중산층에 불합리한 부분이나 불리한 점이 있으면 이를 고쳐 의회에 제출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노력했다.

8시간 37분에 걸친 샌더스의 필리버스터

어느새 친숙해진 단어. 필리버스터. 소수정당을 위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제도.

현 여당이 야당이었을 때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통과를 막기 위해 정의당 국회의원들과 차례로 나와 연설을 하고 연이어서 최장시간 발언 기록이 경신되던 때가 있었고,

최근 자유한국당의원들이 진행했던 제도.


그 전에 '어셈블리'라는 국내드라마를 통해 먼저 접했었다.

진상필 의원(정재영 배우 분)이 혼자서 25시간을 버텨내면서 회기종료로 인해 장관 동의안을 끝내 저지시켰던 장면. 알고보면 명작이었던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진상필 의원이 떠올랐다. 버니 샌더스 라는 이름.

이제서야 이 책을 접한 것이 신기할 정도.


미국 상원에서는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해야만 필리버스터를 종결할 수 있다. 즉 소수당 의원이 장시간 연설하는 행위 자체를 막고 있진 않은 것이다.

필리버스터는 오직 의사진행방해 자제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개진함으로써 해당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을 일깨우려는 목적이 더 크다. 그렇다면 그가 막고자 했던 것, 그리고 국민들에게 소리 높여 알리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샌더스는 직접 대선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여부를 떠나 민주당만이라도 국민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정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상대 후보들이 자신의 정책을 거울삼아 좀 더 진보적인 공약을 내걸기 원하는 마음으로 대선에 나선 것이다.


연설시작

부자 감세에 반대하는 이유

첫째, 모두가 알다시피 미국은 중산층이 붕괴하고 빈곤층이 증가하고 있으며, 동시에 13조 8000억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국가부채를 떠안고 있습니다.

둘째, 무엇보다 이 법안은 상속세에 대한 끔찍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셋째, 이 법안은 사회보장세 감면기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회보장세가 1200억 달러 삭감될 것입니다.

네 번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합의에는 부가가치세, 사업소득세 같은 각종 영업세에 대한 삭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입장이 극단적으로 다른 경제학자들이 입을 모아 현재의 경제위기와 9.8%에 달하는 실업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감세보다는 일자리 창출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미국 기업들은 이미 약 2조 달러의 현금을 쥐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돈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만 합니까?


1시간 경과

"사회보장은 현재의 경제위기에 아무런 원인도 제공하지 않았지만, 재정적자를 증가시키면서까지 부자들에게 세금 혜택을 주려는 거래에서 희생당하고 말았습니다."

"당장은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거래처럼 보일지 몰라도, 미래에 대다수의 중산층 노인들이 의존하는 프로그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2시간 경과

브라운 상원의원, 랜드류 상원의원의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미국에서는 필리버스터 중간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 있는 방식도 인용되나 봅니다.).

제가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13조 8000만 달러의 국가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사람들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불합리함에 대해 논의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을 경쟁력 있게 만들려면 기반시설에 투자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투자는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장기적으로 국가 가치를 높여줍니다.


3시간 경과

수밷만 명이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극부층들은 더 많은 돈을 벌고 있고, 중산층은 붕괴하고 있으며 빈곤층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가 이런 합의를 했습니까? 누가 백만장자들에 대한 세금 혜택을 연장하고 상속세를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까?

미국 국민들은 정말 열심히 일합니다. 우리는 세계 그 어느 나라 국민보다 더 오랜 시간 일합니다. 우리는 게으른 국민이 아닙니다. 오히려 열심히 일하는 국민입니다. 일자리만 있다면 1주일에 60시간 또는 70시간도 일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경제를 재건하는 일이지 억만장자를 위한 세금 혜택이 아닙니다. 세금 혜택 대신 중산층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여 국민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4시간 경과

오늘날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가장 불평등하게 부와 소득을 분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건대, 이것은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제3세계 국가 수준으로 후퇴하지 않으려면 국가의 물리적 기반시설, 인력 기반시설, 교육 기반시설에 투자를 시작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이 책의 주제입니다.


5시간 경과, 6시간 경과

여기 이미 무역협정의 결과로 흠씬 두들겨 맞은 중산층들이 있습니다. 제조업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건강관리 비용은 증가하고, 아이들을 대학에 보낼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월가 사람들은 미국인들에게 무가치하고 복잡한 금융상품을 들이밀었고 모든 것을 폭발시켜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미국인들에게 찡찡대면서 긴급구제를 요청했습니다.

저는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날 중산층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들 중 하나는 이자율에 상한선을 정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람들이 이자를 갚는 데 상당한 지출을 하게 되므로, 소수의 월가 은행에 돈이 집중될 것입니다.


7시간 경과 - 편지를 읽다.

편지를 읽는 장면은 드라마 어셈블리 진상필 의원의 필리버스터 연설 장면에도 등장한다.


8시간 경과

지금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자신의 미래 때문이 아닙니다. 부모들은 자신보다 자녀들을 더 걱정합니다. 지금 이나라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신들보다 더 낮은 생활수준을 영위하게 될까 두려워합니다. 그들은 이렇게 묻습니다.

"제 아이들이 저보다 더 돈을 못 벌게 될까요? 저와 같은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될까요? 저처럼 여행하고,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까요? 미국의 전성기는 지나간 걸까요?"

이것이 진짜 질문입니다. 저는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법안을 거부해야 합니다.

8시간 37분의 연설을 마친 오후 7시, 샌더스는 비틀거리며 연단에서 내려왔다.



미국의 상황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과도 맞닿은 부분이 여러곳에서 보인다.

연설문. 그리고 오랜 시간을 버텨야 하는 필리버스터 연설의 특성상 이야기는 여러차례 반복된다.

그래서 이 책을 전부 읽고 나면 여러 번 나누어 들을 강의를 몰아서 듣는 기분이 든다.

반복학습의 효과. 분명한 것은 이 책을 읽고나면 정치에 대해 관심이 생길 듯 하다. 그리고 미국과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요즘 어려운 내용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할 만한 것들이 대거 등장한다.

드라마 '머니게임'이 그랬고, 최근 읽고 있는 일본 소설 '해리스먼트 게임', '일곱개의 회의' 등이 그렇다.

계기가 있을 때마다 관심을 갖고 알아두면 언젠가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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