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가 돌아왔다
김범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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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리뷰를 남기는 소회

북딩3기 활동의 정점은 아마 이번 달이 아닐까 합니다.

'할매가 돌아왔다'가 이번달에 서평 쓰는 7번째 도서.

책 욕심이 많아서 다산북스 열독응원프로젝트 매3소에 응모했다가 덜컥 당첨되어 버려서 결국 이번달에 남기는 다산북스 도서 서평은 여덟권이 될 예정입니다 ㅎ

도서의 장르가 달라서 지친다거나 지겹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문득 도서신청란에 '읽어야 할 책과 마감기한을 고려하여 신청해달라'는 취지의 글의 의미가 이제서야 와닿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책을 읽어볼 수 있다니 새삼 고마움을 느낍니다.

서평단 활동을 못하게 되면 굉장히 아쉬울 것 같습니다. 다음 기수에도 물론 지원할 예정입니다 ㅎㅎㅎㅎ

암튼 오랜만에 읽는 한국소설입니다. 듣기로는 재발간된 책이라고 합니다(7년만에 재발간). 그만큼 찾는 사람이 많아서이겠죠. 김 범 작가님이 기존의 내용과 달리 개정해서 펴 낼 마음도 먹었다가 결국엔 그만 둔 것 같습니다.

하긴 고치려고 했던 부분들을 알고나니 그대로 두시는 게 결과적으로 나은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리뷰를 작성하여 올렸던데, 줄거리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폭력의 대물림에 주목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어요.

2. 책을 읽고 나서

그 누군가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다시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싶어하듯, 해외에 나가 살다보면 고국이 그리워지는 게 인지상정인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가 사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그거였어요. 할머니가 도대체 돌아온 이유가 무엇일까?

그 모진 압박과 말 그대로 죽을까봐 도망을 친 것인데..

돌아온 시점이 이미 67년이나 지나서인데..

할머니가 고이 간직해온 상자 속 종이공예 작품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눈에 선해 정성을 들여 만들었을 종이공예. 두고 온 아이들과 처음으로 고향을 벗어나 희망에 차 바라보았던 그때의 광경. 눈에 밟히는 그 선연한 기억들이 그녀를 돌아오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폭력의 대물림. '대물림'이라는 표현이 맞네요. 할머니가 떠났을 때와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동석이는 대물림을 끊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5세에 이룬 것 하나 없는 무능력자이지만, 자신이 무능력하다는 것을 인정할 줄 알거든요. 그가 어린 시절 동생인 동주를 위해 무릎을 꿇었을 때, 나아가 현애를 위해 친구인 상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진한 눈물을 흘렸을 때.

그는 여자를 때릴 수 없는 사람임을 알았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무능력한 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솔직하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상처를 줄 줄만 알았습니다. 자신을 그렇게 좋아해주는데도 허울뿐인 권위를 세우기위해 물리력을 행사합니다.

그렇게 상처주고, 본인도 상처를 받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그만인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않지만 행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봉합된 상처가 부디 그대로 잘 아물기를 ...

아쉬운 점은 할머니의 미국 생활 중 얻은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등장하지 않는 것입니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과 할머니가 보냈을 세월이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그 똑똑한 동주가 건물을 팔고 간 유학에서 그리 쉽게 재혼을 한 것입니다. 그녀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근사하게 나이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동석이가 주부를 택한 것이 그나마 최선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 사이에 아이가 생겼을 때가 인생의 변곡점이 될 것 같습니다.

아, 동석이 미래는 걱정 안해도 할머니가 챙겨주시겠죠. 그래요. 어찌되었던 삶은 계속 됩니다.

어떻게 살지 고민해서 정해도 될 정도로 많은 선택의 순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때마다 동석이는 상희에게 솔직하게 말을 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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