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루거 총을 든 할머니
브누아 필리퐁 지음, 장소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워낙 가독성이 좋은 책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마침 리뷰대회를 연다기에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으나, 주말 동안에 읽을 수 있다는 위즈덤하우스 홍보글을 읽고 속는 셈치고 도전!!했다.

 

(전자책 구매했고, 도서관에 신청해서 종이책으로도 읽었다. 이 글 작성 중인 14일 오전에 위즈덤하우스 블로그에 남긴 문의글에 '전자책도 가능하다'는 취지의 댓글도 받았다. 어찌되었든 리뷰 마감일자가 다가온다는 것은 이 책을 완독할 중요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루거 총'이란 단어가 생소했는데, 나치가 사용하던 총이었다. 할머니, 그리고 루거총.

아. 상당한 세월 동안 벌어진 이야기겠구나 싶다. 할머니 연세가 무려 일백 하고도 두 살.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면서 진행되는 소설의 각 챕터에 쓰여진 일자를 보면 1914년부터 2016년.....

무대가 우리나라였다면 무려 일제강점기부터 탄핵까지 아우를 법한 구성이다.

 

일찍부터 깨인 사고방식을 가진 소유자가 살아남기에 세상은 녹녹치 않았다. 할머니에게도 할머니가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게도 다가온다. 엄마가 아닌 할머니의 영향을 받고 자난 '베르트'는 독립적인 여성이고 스스로 잡화점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잡화점을 독립해 운영하기 전까지 그녀가 선택한 남자들은 과오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받았다.).

 

줄거리의 대부분은 함께 살게 되었던 남자들과의 관계에 대한 것인데, 이 부분을 언급하게 되면 결국 내용의 상당부분을 노출시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언급하지 않는 선에서 줄거리는 다소 모호하게 쓰고자 한다.

 

자고로 오랜세월을 견뎌 낸 어르신의 말을 무시해서는 안 될 듯 싶다. 설사 그것이 이웃과 경찰에 총을 난사하고 범인을 숨겨준 혐의를 받는 102살의 어른이라 해도 말이다.

 

할머니를 그 오랜 세월 동안 붙들고 있었던 것은 마지막으로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이 했을 법한 말이었다.

복수를 감행한 이후 공허한 세월을 그토록 버틸 수 있었던 그 말. 40년이란 세월을 버티게 해 준 그 말.

 

그리고 많은 시간을 끝낼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믿었던 사람의 호의였다.

뒷수습은 그에게 하루동안 인생의 대부분을 들려주었던 값을 치루게 한 듯.

 

 

사람좋은(영화배우와 같은 이름을 써서 놀림받았던) 그가 깨어난 후 치르게 될 결과가 어떻지 궁금해진다.

정년이 아직 15년이나 남았다는데 정년까지 버틸 수 있을른지.

세번째 부인과 잠시 '브레키'를 가졌는데, 이후 그녀를 찾아갈른지,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베르트 할머니가 시간끌기를 하면서까지 지켜주고 싶어했던 두연인.

나중에 뉴스를 접하면서 베르트 할머니를 어던 사람으로 기억할 것인지.

해피엔딩으로 끝이 날 수 있도록 서로를 아껴주며 살고 있기를 바래본다.

 

 

베르트 할머니의 마지막을 지켜 본 고양이의 실제 나이 역시 궁금증을 유발한다. 그 고양이가 혹시 지하실에 묻혀있던 동물들의 사체와 관련성이 있는지 역시.

 

이 책 '루거 총을 든 할머니' 역시 작가의 전작에 베르트 할머니가 잠시 등장했던 적이 있었다니.

작가님이 나중에 시간이 되시면 이 책에서 파생된 인물들의 후일담도 들려주시기를 기대해본다.

 

 

위즈덤하우스의 리뷰 이벤트에 영업당해 읽은 책인데, 전자책 구입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덕분에 자세히 읽었고, 다른 형태의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옅볼 수 있었다.

여성에 대한 혐오와 힘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 의해 여성을 짓밟을 수 없다는 것.

만약 그런 일이 있었더라도 일시적인 현상일 뿐, 존중하지 않으면 말 그대로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는 점.

여성 뿐 아니라 인종. 즉 외관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을 짐승 취급할 수는 없다는 점. 언젠가는 그 과오에 대한 처벌이 따른다는 점.

 

 

마지막으로. 베르트와 함께 병실을 사용했던 어린 죄수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면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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