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 생리하는데요? - 어느 페미니스트의 생리 일기
오윤주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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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

내 몸과 소통해야 하는 이유

최근 책을 쓰는 법에 대한 책을 읽어본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책의 제목과 부제에 대해서 유심히 살펴보는 편이다.

저자는 "생리"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내 몸"을 "사랑"하고 "내몸"과 "소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풀어내려한다.

이제 4살이 된 딸 아이의 아빠이고, 아이의 목욕을 분담(감히 전담이라는 말을 못 쓰겠다)하고 있는 부모로서 언젠가 아이가 힘들어할 시점이 오면 아이에게 이 책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어릴 적 형성된 생각이란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어서인지,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페미니즘 책을 처음 접하긴 했는데 이론적인 부분은 이해가 되는데 개별적인 주제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오히려 책의 내용보다 같은 모임에서 여성분의 경험을 직접 들어서 깨닫는 점이 더 많더라.

"스펙"이란 단어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던 구직시기에 여자동기가 했던 말 중에 "남자도 스펙"이란 말이 있었다.

구체적인 사례는 택시 이용경험이었다. 당연히 현금으로 계산할 것을 강요받았다거나, 집과 가까운 곳에까지 택시를 타고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등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생각했던 것들은 결국 사실이 되더라.

그 후부터는 페미니즘 책을 읽는다는 사실 자체가 '공부'가 되는 것 같더라.

이 책 역시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어려운 주제를 용기 내어 다룬 저자의 용기가 존경스럽다.

내용에 대한 언급을 하는 것은 생략한다.

아래 문단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 글을 마친다.

어릴 적 나에게 생리는 멋지고 대단한 사건이었다. 지금처럼 부끄러워하거나 숨겨야 할 일이 전혀 아니었다.

나는 이 기억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 어릴 적 멋모르던 아이의 철 없는 오해로 치부하고 싶지도 않다. 어쩌면

아직 아무런 사회적 편견과 혐오에 노출되지 않았던 순수한 그때의 기억이 옳을지도 모른다.

나는 "너 생리해?"라는 질문이 지금처럼 여성을 침묵시키고 멸시하는 언어가 아니라,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는 언어가 되기를 바란다. 생리가 우리에게 자랑스럽고 멋진 일이 되기를 바란다. 그 누가 뭐라고 떠들든.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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