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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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에 대한 최근의 관점은 전과 조금쯤 달라졌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이 영화의 제목과 내용이 새삼 떠오른 이유는

개인적으로 모성과 부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인지', '친자확인의 소'라는 법적인 제도가 있다. 부친이 주체가 된다.

모친의 경우에는 생물학적으로 체내수정을 통해 10달이라는 기간동안 품은 후 세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굳이 법적인 장치를 만들어 친생 추정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인지 '모성'은 당연히 주어진 것으로 취급되어 의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덜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모성'의 의미와 천성적으로 주어진 것인지에 대해서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럴만한 사건들이 있었고(미디어의 영향인지 최근 신생아를 유기하거나 아이를 학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가 빈번하게 노출된 것 같다),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 탓인지 모성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해 여성들의 희생을 강요했었던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

학익2동 주민센터 현관에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합심해야 한다'라는 문구가 걸려있다. 그만큼 아이를 어엿한 성인으로 키우기까지 많은 노력과 보살핌이 필요하단 뜻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성이라는 이유로 '어머니'에게 그 많은 책임을 떠넘겼으니 문제가 생겨날 수 밖에.

천성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면 후천적인 학습을 통해 형성될 수 밖에 없는데,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학습의 결과라면 숙련도나 성취도에서 당연히 개개인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그게 정상적일 것이다.

퍼펙트 마더. 완벽한 엄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이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없기에 만든 것이 '어머니'라는 존재라고 하는데, 이러한 만들어진 이미지가 여성들에게 특정한 역할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기에 '퍼펙트 마더'에서 일어난 극적인 사건(생후 6주 아이의 실종)이 일어났을 때(말 그대로 엄마들 입장에서는 의도치 않은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비난의 모든 화살은 아이를 방치하고 그 시간 술집에 있었던 '엄마'라는 존재에게 집중된다.

"아기를 낳았다고? 축하해! 이제 모든 게 네 탓이 될 거야."

책의 뒷표지에 적힌 위 문구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다.

읽는 이에 따라서 이 책은 장르가 소설이 아닌 르포가 될지 모른다.

내용과 별개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 책이었다.

다산북스 통해서 여러 장르의 책을 접하는데 이 책은 장르로서의 미덕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캐릭터들이 잘 자리를 잡고 있고 읽다보면 '위기의 주부들'이 연상되기도 했다(특히 드라마에서 '나래이션하는 부분').

페이지 넘기는 속도 역시 늦춰지지 않았으니 이 책을 읽고 후회는 없을 것이다.

독서토론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제안해봐야 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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