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순간 - 삶의 의미를 되찾는 10가지 생각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 들어가는 말



무언가가 되기 위해 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반복되는 일에 지쳐서 힘에 겨워하던 때였습니다. 막연히 지쳐있다는 생각만 하던 중 미디어에서 '번아웃'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처음 접하고 난 후 지금 내 상태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난 후 과연 내 상태가 번아웃이라는 단어로 규정지을 수 있었던 것인가 되새김하면 그렇지는 않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지나고보면 미디어에서 소개하는 새로운 것들(상품이든 이론이든 현상에 대한 설명이든)을 덮어놓고 믿지 않았나합니다.



당시 제게 필요한 것은 쉼이 아니라 목표설정이었거든요.



효율성이나 가성비, 가심비 등 그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도구화된 것들을 추구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정작 제게 중요한 것들은 비교가능하거나 상대적인 것이 아니었는데 ...

자기 철학의 중요성에 대해 자각하게 된 시점이기도 합니다.





"행복은 쾌락이 아니라 의미 있는 삶에서 나온다"

니체부터 데리다까지 10명의 철학자와 함께 삶의 공허함을 물리치는 유쾌한 지적 탐험

이 책의 뒷표지에 기재된 문구입니다.

제가 너무도 공감한 지점이기도 하지요.



이런 리뷰는 좀처럼 쓰지 않는데 이번에는 너무도 맘에 드는 문구가 많아서 서문에서부터 이렇게 인용글이 많아지기 시작해서 결국 10개의 장마다 밑줄을 치다 나중에는 옮겨적는 그 자체가 의미가 있다 생각되어 인용글을 적는 것으로 리뷰에 갈음하자는 결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2. 마음에 들어온 문장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바깥에서 삶을 관찰하기보다 오히려 삶 속으로 파고들 필요가 있습니다.



현상 자체가 무언가의 부재를, 목마름을 반영하는 것일테니까요.

11쪽



저는 삶의 의미가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얻기 위한 도구적인 일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일과 그 자체를 위해 몰두하는 활동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지, 우디 앨런처럼 천문학적으로 먼 거리에서 삶을 관찰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찾을 수 없습니다.



우리 삶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것,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제가 이 강의를 통해 두루려는 '태도 또는 관점'입니다.

13쪽



도구적 활동이나 관계는 그 자체로는 별 문제가 없으며, 사실 피한다고 피할 수도 없습니다. 문제는 삶 그 자체를 도구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15쪽



그 결과 우리는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들을 도구로 전락시켜버리게 되었습니다.

20쪽



문제는 우리가 이런 수단을 목표 그 자체로 바꾸려 한다는 것입니다.

24쪽



제가 심리학을 비판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심리학은 개인이 다양한 심리학적 도구를 활용해 자기 자신을 찾고 계발하도록 돕는 일에는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개인을 윤리적 사회적으로 성숙시키지는 못합니다.

25쪽



니체는 신의 죽음이 허무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했습니다. 달리 말해 사람들은 스스로 새로운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질문을 던지는 게 아니라, 삶의 무의미를 대놓고 주장하거나 숭배하는 경향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30쪽



니체는 이러한 허무주의의 위협에서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가치, 특히 기독교 가치의 본질을 비판하고 재평가하려 했습니다.

31쪽



오늘날 우리가 행복이라 부르는 것은 삶의 의미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행복이란 '주관적 안녕감'이나 '자아실현' 같은 심리학 개념을 토대로 한 주관주의적 감정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35쪽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줄 10가지 생각

1. 우리가 그 자체를 위해 하는 것이 선이다(아리스토텔레스)

2. 존엄성은 가격으로 따질 수도 없고 대체될 수도 없다(칸트)

3. 인간은 약속하는 동물이다(니체)

4. 자기란 관계 그 자체와 관계하는 관계다(키르케고르)

5. 진리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진실할 수 있다(아렌트)

6.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일은 그의 삶 무언가를 손에 쥐는 일이다(로이스트루프)

7. 사랑은 우리 자신 외에 다른 무언가가 실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가능한 무척 어려운 깨달음이다(머독)

8. 용서는 오직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는 일이다(데리다)

9. 자유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으로 이루어진다(카뮈)

10. 죽는 법을 배운 사람은 노예가 되는 법을 잊는다(몽테뉴)





1강 그 자체로 가치 있는 일이 우리에게 있는가



정작 우리는 다른 사람이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그 일이 정말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하기보다는 '그게 지금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지?'라고 묻게 됩니다.

49쪽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적인 행동뿐 아니라 진리에 대한 관조 역시 그 자체로 목적인 활동으로 꼽았습니다.

55쪽



효용성과 즐거움 같은 도구적 가치는 철학 용어로 표현하면 '우연적'인 것들입니다.

59쪽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비도구적 관계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런 관계를 맺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을 정의하는 본질적인 특징이라 말하지요.

59쪽



반대로 개인이 주관적으로 인정하든 말든 선한 것이 따로 존재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이 옳다면, 우리에게는 이성적으로 선의 가치를 논의할 가능성이 열립니다. 가치에 대한 우리의 주관적 태도를 다른 사람에게 들이밀며 싸운는 대신에 말입니다.

61쪽





2강 쓸모없기 때문에 쓸모가 있는 목적의 왕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존엄하게 반응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본능적으로 이해한다는 점이지요.

75쪽





3강 지키지 못한 것들에 왜 죄책감을 느끼는가



"약속할 수 있는 동물을 기르는 것, 이것이야말로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역설적 과제가 아닌가? 그것이 인간의 진짜 문제가 아닌가?"

95쪽



우리가 다른 사람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거나 의사소통을 나눌 수 있는 것도 이처럼 서로가 약속을 지키리라는 암묵적인 믿음을 토대로 하니까요.

97쪽



죄책감은 우리의 도덕성을 지탱하는 접착제입니다.

98쪽



4강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그러니까 자기는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 키르케고르에게는 신이고 비고츠키나 미드에게는 사회공동체에 의해 형성되는 반성적 과정이라는 점 말이지요.

119쪽



5강 불확실한 세상에서 신뢰를 쌓는 방법



나중에 아히히만을 '악의 평범성'을 보여주는 전형으로 묘사했지요. 물론 이 개념이 그가 저지른 행위 자체가 평범하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그의 개인적인 성격이 우리를 심란하게 할 만큼 평범했다는 말이지요.

129쪽



인생의 가장 큰 비극은 우리가 언제든 이처럼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딜레마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실존적 진실에는 근본적인 존엄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건강하거나 성공하거나 행복해지기 위해 진실을 말하지 않습니다. 물론 운이 좋아서 이 모든 것을 동시에 얻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진실과 신뢰를 지키며 살아야 하는 이유는 오직 그것이 그 자체로 가치 있기 때문입니다.

137쪽



6장 타인에 대한 나의 영향력을 점검하라



윤리적 요구란 바로 "당신에게 건네진 다른 사람의 삶을 보살피라는 요구"이자 책임입니다.

144쪽





기본적인 윤리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다양성이 훨씬 적습니다.

148쪽



윤리의 표현 방식은 문화권마다 다양하지만, 그렇다고 윤리적 요구라는 현실 자체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윤리적 요구는 다수결로 채택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권한으로 폐지할 수도 없습니다.

149쪽



7장 내가 아닌 존재에 어떻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가



머독이 보기에 실존주의 문제는 개인에게 너무 많은 권력을 쥐여준다는 점입니다. 삶을 선택의 문제로 봄으로써 의미를 부여할 힘을 개인에게만 쥐여주었던 것이지요.

162쪽



사르트르가 삶의 관점을 선택하거나 창조해야 하는 것으로 보는 반면, 머독은 관점이 선택될 때보다 주어질 때가 많다고 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렇게 주어진 것을 인식하고 발견하는 일이지요.

164쪽



"사란은 개인의 인식이다. 사랑은 우리 자신 외에 다른 무언가가 실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가능한 무척 어려운 깨달음이다."

169쪽



8강 불가능하기에 가능한 것



"죄가 없는 곳에서는 용서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188쪽



9강 어떤 순간에도 희생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는가



"자유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으로 이루어진다."

209쪽



10강 내 삶의 노예가 되지 않는 방법



"철학은 본질적으로 죽음을 위한 준비다."

226쪽



"죽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은 동시에 사는 법도 가르칠 것이다."

2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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