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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좀 빼고 삽시다 - 아픔을 끌어안고 사는 우리들에게
명진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평점 :
내가 나를 먼저 알아야 돼
다른 일은 전부 그다음 일이지
당연한 것인데, 그 당연한 것이 잘 안된다.
누군가가 가르쳐주는 것에 길들여지고, 정해진 답을 찾는 것에만 익숙해지다보니
스스로 생각을 하고 답을 내렸음에도 다른 사람에게 정답이 맞는지를 구한다.
세상살이 결국 그 자신이 사는 게 아닌가.
철학을 읽었더니 쓸데 없이 비장해지고, 여행서를 읽었더니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고,
뉴스를 보다보면 이러다가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닌지 싶어 한숨을 푹푹 쉬게 된다.
이러저러한 눈에 보이는 것들이 다 귀찮아져서 쉬고 싶다가도 메인 것이 많아 가지를 못한다.
인생 뭐 있나? 싶다가도 놓지를 못한다.
그러다가 불현듯 우스운 생각이 들어 피식 웃고 만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이러저러하게 살아도 되지 않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내가 놀고만 있었나. 치열하게 살았지. 앞으로도 주어진 일들 열심히 할 것이다.
성격이 그러하니 시간이 남는 것이 불편하다.
힘 좀 빼고 삽시다. 라는 제목이 다 했다.
그러게요. 힘 좀 빼고 삽시다.
명진 스님. 이야기를 참 재미나게 하다가도 멈칫 하고 쉽게 다음 장으로 넘기지 못하게 손과 눈을 붙드는 구절이 있다. 명진 스님이 쓰신 책을 처음 접하는터라 이렇게 솔직하게 말씀하셔도 되나 싶기도 했지만, 어린 시절 어른들에 비추어서 평범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 의외였다.
대학을 가지 않고 불자가 되기로 결심한 스님이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온 말과 그 말을 들은 스님의 반응
십여 년 전 고등학교 때 선생님 세 분을 모시고 동창들과 모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친구들이 물었다.
"이제 그 '나'라는 존재를 알기는 안 거냐?"
그것 하나 찾으려고 떠나온 출가의 길이었다. 오십 년이 지난 지금 정말 나를 알기는 안 걸까?
명진 스님도 이러할진데, 나같은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랴.
누구든 같은 것으로 고민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 그럼에도 답은 나와 있을까나?
구름이 제 자리에 있지 않듯 나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세상에 발 붙이고 사는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