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 때 한문학원에 한동안 다녔습니다.
사자소학(?)을 배웠던가. 아마 그 후의 진도도 나갔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책상다리를 하고 책상에 책을 세워 읽으면서 음과 훈을 배웠던 기억.
덕분에 대학생이 되었을 때 한문이 간간히 등장했던 전공서적을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글자 하나하나의 의미에 대해서 추측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까닭은 한자 부수의 뜻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단어를 읽을 수 있다는 것과 전체적인 문장의 의미를 파악한다는 것은 별개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니 예전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눈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해석을 해 주시던 선생님은 이제 없지만, 뜻풀이와 해석을 읽으면서 내용을 곱씹어 봅니다.

분명 한문으로 몇 글자 적혀있지 않은데, 뜻풀이로 들어가면 뭔가 심오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예를 들자면 38쪽
子曰 : 君子不器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마땅히 큰 그릇이어야 한다."
라고 풀이됩니다. 아래 해설에는 '이 구절은 기분에 "군자는 그릇처럼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로 해석되어 왔다. 그런데 고대 한어에서 '불不'과 '비丕'는 많은 경우 혼용되어 사용되었다. 여기에서 비丕는 대大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군자불기를 "군자는 마땅히 큰 그릇이어야 한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군자는 그릇처럼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라고 해석하는 것보다 타당하다고 본다.

이 책의 서평단을 모집할 때, 두 부류의 집단으로 모집했습니다.
손글씨를 적어서 인증하는 부류, 이 책의 서평을 올릴 부류

저는 서평을 올리는 부류인데, 이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인 듯 합니다. 그리고 한자 공부를 하는 데 있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필기인 듯 합니다.

조금씩 조금씩 종이에 옮겨쓰고 오래도록 읽어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