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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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알게 된 계기


15년 전쯤. 예비역이 된지 얼마 안되었을 20
초반에 생일선물로 받아 읽은 책입니다. 당시에
읽었던 책은 판형이 크고 줄 간격이 넓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최근 다시 나온 책은 글씨가 작고 줄간격
이 좁아서 읽는데 애먹었습니다.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가입해서 이야기 나눴던 첫책입니다.
당시 모집글 보고 지원했는데, 역시나 제가 나이가
제일 많더군요.

2. 감상평

각설하고.
언젠가 크게 공감이 갔던 글귀 중에
"변호사에게 가장 두려운 일은 정말 무고한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 알아보지 못하는 것."
이란게 있습니다.

법정에서 무죄를 다투는 것은 지난하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다투기를 포기하고 자백하여 감형하는
길을 택하는 일이 많습니다. 변호인과 피고인 모두 무죄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감당해야 할 리스크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다만, 법정에까지 가는 사건은 대부분은 유죄임이 명백합니다. 그렇기에 무죄를 다투는 사건이 의미가 있습니다.

소설로 들어가보면
누가 보아도 무죄임이 명백함에도,
유죄판결을 받게되는 피고인이 등장합니다.
가해자가 흑인, 피해자가 백인.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60년대 미국이 배경. 유죄판결받을 경우 예정된 형은
사형.
이야기는 예측가능하게 흘러갑니다.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유죄임이 입증되었
는지, 사실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아닌지, 피해자가 피해를 입은 것은 맞지만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 아니라 강간이 아닌 폭행피해자이고 폭행을 한 것을 피고인이 아니라 피해자의 아버지가 아닌지.
피해자가 공개된 법정에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야 했던 재판과정은 공정한 것인지. 자신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혹은 비난받을 행동을 한 사실을 털어놓지 않아 무고한 피고인을 죽게 만드는 것이 과연 '무지'라는 말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

어른들인 배심원들 대부분은 이런 의심을 눈감아버립니다. 결국 사형선고를 받게된 피고인.
항소심 판단에 기대를 걸어보자는 주변사람들.
피고인은 교도소 탈주를 하려다 총에 맞고 숨지게 됩니다.
재판이라는 제도를 믿지 못한 것일까요
아니면 진실은 상관없이 자신이 죽길 바라는 사람들에게서 절망을 느껴서일까요.

제목이 주는 상징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3. 읽고 나서

여전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피고인이 무죄임이 명백하도록 기술된 방식입니다. 아이의 눈으로 서술한거라 사실관계를 단순하게 묘사한 점이 좋은 반면,
독자 입장에서 좀 더 고민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변호사라면 누구든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건을 맡게 된다는데, 그때에 준비가 되어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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