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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옮긴이의 말을 보면 '두 번 읽으면 좋을 책'이라 말한다. 글의 흐름을 따라 읽다 보면 작가가 의도적으로 집중되게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 외의 것은 자연스레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나는 소설을 읽을 때 항상 인물 관계도를 그리는데 이 소설은 이야기가 흐르면서 인물 관계도를 다시 그리게 만들었다.
먼저 작가의 의도대로 미스미와 루리의 이야기에 집중하자면 어떤 면에서는 신비롭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무서운 이야기이기도 했다. 이 이야기에서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인간의 조상은 나무 같은 죽음을 선택해 버린 거지. 하지만 나한테 선택권이 있다면, 난 달처럼 죽을 쪽을 택할 거야."
"달이 차고 기울듯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거야."
마사키 루리는 죽음을 선택했고 달의 영휴와 같은 삶을 살게 된다. 미스미는 시간에 따라 늙어가는데 루리는 세 번의 환생으로 7살이 되었어 만나게 된다. 첫 번째 오사나이 루리, 두 번째 고누마 노조미가 미스미와 만나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마지막의 루리는 과연 만나게 될까, 미스미가 만나러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에 집중하며 읽게 했다. 미스미와 루리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이 이야기를 오사나이 쓰요시의 이야기, 마사키 류노스케의 이야기, 노조미의 부부 이야기 등이 탄탄하게 받쳐준다.
여기에서 봐야 할 것은 '받아들인다'라는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인 '그 무렵 누군가'라는 책에서 '안녕, 아빠'가 떠오른다.(비밀이라는 장편으로 나왔다고 한다.) 사고로 아이의 몸에 아내의 영혼이 들어가게 되어 살게 되는 내용이고 결국 딸이지만 아내를 결혼 시키며 둘 다 잃은 느낌을 말하게 되는다. 이 책에서의 등장인물, 마사키 류노스케는 루리의 환생을 알고 처음에는 자신의 '용서'라고 받아들이지만 후에 집착으로 바뀌게 된다. 또한 오사나이 쓰요시는 집착하지 않기 위해 다시 만나게 된 8세의 루리에게서 벗어나려 하지만 자신의 아내가 같이 살게 된 14살의 아이로 환생했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혼란을 느낀다. '받아들인다'라는 것이 단순한 체념이 아니라 각기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루리가 환생을 하게 되었는지이다. 물론 사랑하는 이에게 미처 남기지 못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환생을 한다고 하지만 루리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목숨 명(命)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사키 루리는 노트에 命 자를 낯설어질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쓰며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 갑자기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게 되는 증세'를 얻고자 한 것 같다. 목숨이 당연해지지 않는 것을 원하던 것이 아닐까? 때문에 목숨의 연결, 즉 4명의 루리가 이어지는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외부적으로는 50대와 8살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이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한 사람은 기다리고 기다리는 다른 한 사람은 찾아가고 찾아가는 애틋한 사랑을 볼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이 이야기를 받쳐주는 부분들을 읽어보며 다른 등장인물들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