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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자란 애들은 자신의 욕구를 주변에서 받아주는 걸 당연시해서 고집스럽고 자신만만하다.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게 정당하다는 내적 확신은 스스로 세우는 게 아니고, 부모로부터 받아 간직하는 것이니까. 같은 엄마에게 사랑받고 키워졌다고 해도 언니가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서 분발한다면, 은희는 자신의 요구를 먼저 정해서 남에게 관철시키는 더 완강한 성격이다. 나도 고집스럽다는 소리를 듣지만, 엄마의 지원없이 언니와 은희 사이에서 치이면서 어떻게든 내 몫을 확보하려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나는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언니와 편을 먹고 은희를 따돌리거나 은희와 붙어서 언니를 이겼다. 엄마가 그런 일로 뭐라고 하면 이게 옳으니 저게 틀렸느니 공평치 않다느니 해가면서 엄마의 행동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따져 묻기를 그치지 않았다. 나는 언제나 '내'편으로 다른 사람의 이익과 내 필요를 본능처럼 분리해낼 수 있었다. 나는 세 살부터 뼛속까지 개인주의자였다."    <상실의 시간들> 최지월, 한겨레출판사, 2014.

 

서술자는 둘째다. 아마 작가도 둘째일 것이다. 작가가 맏이거나 막내였다면 글이 달라졌겠지. 둘째들은 매우 공감할 것이다. 저 서술에 맏이나 막내들도 공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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