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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컨슈머 -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온다
J. B. 매키넌 지음, 김하현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평점 :
이 책은 하나의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소비를 멈출 수 있을 것인가?
왜 소비를 멈추어야 하는가?
소비는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속도보다 1.7배나 빠른 속도로 지구의 자원을 소모하고 있다.
특히 부유한 국가의 소비량이 가난한 국가보다 열세 배 더 많다.
전 세계의 가장 가난한 시민들조차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값을 지불하고 싶은 것'을 구매한다.
우리의 반려동물들도 제 몫의 쓰레기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그동안 이 모든 것에 대처해온 방식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녹색화'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비문화를 녹색화함으로써 물질 소비가 극적으로 줄어든 지역은 전 세계에 단 한 곳도 없다.
소비가 일으키는 피해를 줄이고 싶다면 소비를 줄여보는 것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실제로 줄어든 것은 심각한 경기 침체가 발생했을 때, 즉 세계가 쇼핑을 멈췄을 때뿐이었다.
소비의 속도를 늦추면 분명 경제에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것이다.
동시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구온난화를 멈출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쇼핑을 멈춰야 하지만 멈추지 못한다.
이 소비의 딜레마는 간단히 말해 지구에서 인류의 삶을 유지할 수 있으냐 없느냐의 문제가 되었다.
코로나 발생 후 미국의 가계 지출은 두 달에 걸쳐 거의 20퍼센트가량 하락했다.
소비를 멈추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
쇼핑 중단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웬만해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쇼핑을 멈추는 때가 찾아오면 우리는 필요 대 욕구에 대한 골치 아픈 문제에 직면한다.
소비문화에서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은 자신의 신념과 정체성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기 침체는 심각한 것이라 해도 소비가 사라진 날의 대강의 윤곽만 보여줄 뿐이다.
일반적인 경기 침체기에 대다수는 물건을 더 적게 사는 것이 아니라 더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고, 부유한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유롭게 원하는 물건을 구매한다.
한편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생필품 지출마저 줄인다.
필요와 욕구 외에도 소비 중단의 의미를 구분할 또하나의 방법이 있다.
지구가 유지될 수 있는 이상으로 쇼핑을 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다.
소비에 관한 한 가난한 사람들은 문제가 아니다.
생태발자국을 기준 삼았을 때, 세상이 소비를 멈추는 날에는 더 부유한 국가들에서 어마어마한 소비의 감축이 요구될 것이다.
한편 수십억 명의 사람들은 아직 쇼핑을 시작하지도 않았다.
어떤 이들은 이미 자신에게 주어진 몫만을 소비하고 있다.
그 외의 다수는 덜 소비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무색의 기체로, 볼 수 없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의 소비경제가 정지되자 연무가 걷히기 시작했다.
전 세계 도시에서 충격적인 만큼 파란 하늘이 갑작스럽게 등장했다.
우리 경제의 동력은 소비지만, 소비는 탄소 배출의 동력이다.
탄소 배출량은 세상이 소비를 멈출 때 줄어든다.
소비가 대대적으로 감소해도 기후변화 해결에 가까워질 수조차 없다.
녹색 기술과 청정에너지에 의존해서 기후변화에 맞서는 것 역시 극도로 어렵다.
소비의 속도를 늦추거나 경제성장에서 벗어남으로써 얻어낸 감소량이 경제성장과 환경 파괴의 분리로 해소되었어야 할 격차를 줄인다.
이것이 팬데믹에 발생한 비현실적 사건이다.
경제의 기본 작동 원리는 매우 단순하다.
상품과 서비스는 소비를 위해 생산되고, 거의 모든 소비를 수행하는 주체는 개별 소비자다.
경제는 인구 증가와 함께 확장되지만 무엇보다 경제를 확장하는 것은 끊임없이 늘어나는 신상품과 경험이며, 우리는 그것들을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소비한다.
소비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구성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더 질 좋은 물건을 만다는 것과 우리 마음속의 우리가 물건과 맺는 관계다.
물건의 물리적 수명이 아닌 그것들은 계속 사용하려 하지 않는 우리 마음의 문제다.
소비를 멈춘 세상을 이해하려면, 오래된 것을 존중하는 마음을 긴 잠에서 흔들어 깨워 확장해야 한다.
소비를 멈춘 세상에서는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쇼핑을 멈춘 사람은 돈을 절약하게 된다.
그렇게 절약한 돈을 본인이 소비주의적이라 생각하지 않는 곳, 예를 들면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나 야외 스포츠, 물리치료, 에어컨 등에 쓰면 본인의 생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그대로이거나 심지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미국인이 세계에서 1인당 소비량이 가장 많은 소비자임에도 더 가난한 국가에서 쓰는 돈이 기후에 더 악영향을 미친다.
많은 국가의 사람들이 음식과 휘발유, 전기 같은 에너지 집약적인 기본재에 대부분의 돈을 쓰는 반면, 미국에서는 저축채권이나 핸드폰 앱, 명품 스웨터에 돈을 쓰기 때문이다.
돈을 다른 데 쓰지 않고 투자에 재소비한다고 해도 우리가 돈을 투자한 기업을 소비경제를 위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한다.
투자와 저축 모두 마지막까지 소비를 미루는 것이다.
리바운드 효과(기술과 사회적 행동의 변화에서 비롯한 뜻밖의 결과) 없이 돈을 쓸 방법은 많지 않다.
우리가 소비를 멈추면 쌓일 재산을 처리할 한 가지 확실한 방법은 돈을 불태우는 것이다. 생필품만 쓰고, 사치품은 잊는다.
소비의 종말은 야생의 새로운 여명이다.
그 원인이 투기든 팬데믹 바이러스든, 경기 침체와 불황은 밀려드는 불도저와 강물 오염, 산에 구멍을 내는 광산업의 속도를 늦추면 늘 인간 이외의 생명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인간 세계가 뒤로 물러나면 자연 세계가 앞으로 나온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본다.
우리는 소비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에 대해 '예스'라고 대답했다.
그에 대한 소소한 목표로 선진국에서 소비를 5퍼센트 감축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렇게 하면 두어 해 전의 생활방식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는 거의 체감되지 않는 작은 변화이다.
그러나 우리의 욕망에서 경제의 역할, 지구 기후의 미래까지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