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밥집 - 따뜻한 한 끼, 새로운 삶의 디딤돌
김현일 지음 / 죠이북스(죠이선교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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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과 함께 계신 예수님을 만나러 갑니다 – ‘바하밥집’ 을 읽고

                                                                        

"밥집 일을 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내가 자비를 베푼다"라는 생각이에요. 저는 그분들이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통로" 정도의 역할을 하는 거거든요.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를 잃은 사람들에게 그 기쁨을 알려 주는 거죠" (86)

 

 '바나바하우스 밥집'(바하밥집) 의 김현일 대표의 고백은 감동과 도전을 준다. 지난 10여년 동안 바하밥집은 노숙자들에게 일주일에 세 번 정성어린 밥을 제공하고, 노숙인 개인마다 눈높이에 맞는 맞춤식 자활이 가능하도록 주거 공간과 생활비 지원, 일자리 알선 등 실제적인 필요를 채워주면서 더 나아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나들목교회 소속 공동체이다.

봉사의 대상으로서 노숙인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보내주신 손님으로 여긴다. 친구처럼 다가가서 서로 어려움을 나누고 소통하기를 원한다.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동일한 자녀로서 함께 하나님 나라를 누리며 살아가는 공동체 지체로서 노숙인을 바라보고 있다.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알콜이나 도박, 마약까지 중독되거나 범죄까지 연루된 노숙인들도 많은 상황에서 이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고 지체로서 다가가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세밀하게 노숙자들을 챙기는 힘겨운 과정과 자활에 성공한 노숙인들이 언제그랬냐듯 옛생활로 돌아선 노숙자들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하는 현실은 그러한 공동체를 이루어 가고 있는 나 역시 날마다 전쟁을 치는 것만 같다’(21)는 저자의 솔직한 심정처럼 무척 거칠고 어려운 일임을 보여준다. 너무 감동적이고 도전적인 이야기이지만 이것이 내 삶 앞에 펼쳐진 일이라면 나는 도망가고도 남을 것 같다.

 

인간적인 측은지심 때문이 아니에요. 그저 이 일을 통해 예수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인 거죠. 밥집은 제게 또 다른 교회에요. 그분의 임재를 쉴 새 없이 경험하고 체험하면서 제 영혼은 진지하고 생기발랄해졌어요"(146)

 

노숙인들과 함께 계신 예수님, 그 예수님의 임재를 경험하게 되면서 더 큰 삶의 희열을 느끼고 이 사역의 의미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도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조급함도 생기고 예수님의 임재를 날마다 경험하는 저자가 부럽기도 하였다. 한편으로는 서로 조금만 달라도 불편함을 느끼고 먼저 다가가는 것도 머뭇거리는 내가 노숙인들과 같은 가난하고 약한 자들을 공동체 일원으로 품고 같이 살아갈 수 있을지 회의적인 마음도 들었다. 이런 책을 통해 독자 혹은 관객으로 간접적으로 감동받고 김현일 대표와 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대단하며 칭찬하는 것으로 끝날지 모르겠다.

 

"저는 밥집에서 하는 일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잔에 사랑과 돈을 쏟아 붓는 거라고 생각해요. 깊이를 알 수 없으니 마지막이 언제일지는 몰라요. 그건 하나님만이 아실 거예요. 그저 저는 물 붓는 일을 멈추지 않는 거죠. 현재 모습이 아무리 실망스럽더라도 말이에요."(115)

노숙인들을 향한 저자의 진한 사랑의 고백이다. 그의 마음이 너무 예수님 같다. 예수님이 우리를 향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사랑으로 함께 하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고 나의 회의적인 마음을 버리도록 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사역의 모양과 결과와 상관없이 예수님의 임재 가운데 그 사랑을 경험하고 이웃들과 그 사랑을 함께 누리기를 바라는 소망을 계속 키워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좋은 믿음의 선배가 그 길을 걸어가고 있으니 응원하면서 나의 삶의 자리에서도 열심히 그 길을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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