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선생님, 독일 가다 생각이 자라는 나무 31
강혜원.계환.강현수 지음, 주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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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선생님 독일가다>(푸른숲주니어, 2025)은 입시에 실패한 아들 환이, 조카 현수와 함께 독일 여행기를 담은 이야기다. 헤세의 도시인 슈바르츠발트, 괴테의 도시 프랑크푸르트, 노벨과학상의 도시 괴팅겐 등 독일의 유명하고 의미있는 도시를 둘러보면서 입시에 지친 아이들에게새로운 시각과 넓은 관점을 가지도록 이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절대 녹녹치 않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한 겨울의 해외 여행 가운데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경험하고 넘어진다. 하지만 온몸으로 부딪혀서 얻은 깨달음은 즐거움과 함께 바꿀 수 없는 추억과 지혜로 오랫동안 남게 된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찾고 묻는 습관이 괴팅겐에 다녀온 더 확실해졌어요. 우리나라 학생들의 지식은 온통 '검색 지식'인 것 같아요. 그곳에서 피상적인 지식을 넘어 깊이 탐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p.70


괴팅겐의 독일 최고의 대학 중에 하나이며 인문학은 물론 자연과학과 의학 분야로도 명성이 높다고 한다. 대학의 세미나 제도가 이 대학에서 시작되었다고. 이 대학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눈으로 경험하면서 현수는 발견과 탐구의 기쁨을 알게 되고 스스로 학문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저자가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입시 교육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다. 대입 실패 앞에 서 있는 두 아이에게 어떤 위로와 힘을 주어야할지 막막해서 떠난 여행이었지만 어쩌면 자신도 어떤 해답을 찾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 교육자로서 스스로 겪고 있는 현실과 무력함도 컸을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른 세계를 직접 부딪히며 스스로 답을 찾아 가고 있다. 그 시작점을 만들어주고 어떤 실패라도 괜찮다는 격려가 어른의 몫이리라. 


"나는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는데, 우리나라 교육이 아이들을 성장하도록 이끄는 게 아니라 되레 퇴행하도록 밀어낸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특히 입시 교육의 첨단에 서 있는 고등학교 교육은 더 그랬다. 글 좀 쓰던 아이도, 음악 좀 하던 아이도 다 접어 두고서 삼 년 내내 다른 아이들처럼 입시에만 매달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자존감이나 배려 같은 인간적인 면모가 성장하거나, 세상을 사는 지혜와 사려 깊음이 다져지길 기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무엇이 우리 교육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p.17)


여행을 시작하게 된 이 질문은 다시 독자에게 되묻는 것 같다. 저자는 아들과 조카와 함께 독일을 여행하면서 작은 해답을 얻었다면 독자는 이 책을 발판삼아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야한다. 곧 중3이 되는, 사춘기를 심하게 앓고 있는 첫째 아들과 나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할지 고민해봐야겠다. 이 책과 같은 좋은 선례가 있으니 막막하지는 않아 다행이다. 


*도서제공,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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