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정리사 - 연꽃 죽음의 비밀
정명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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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이 책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추천!!! 재미있어요!

이 책에 이끌렸던 것은 단연 '소재' 때문이었는데. 유품 정리라는 소재는 올 초에 읽은 '이선동 클린센터'와 같았습니다. 그 책 역시 우연한 계기로 죽은 이들의 유품을 정리하고 자리를 정리 및 청소하는 직업을 가진 남자주인공의 이야기였었죠.


 

다른 점이 있다면 시대적 배경, 장르, 주인공 성별, 주변인물들의 성격.

이선동 클린센터의 시대는 현대, 장르는 호러 스릴러, 귀신을 보는 남주의 주변인들은 핵민폐.

유품정리사는 시대는 정조시대, 장르는 역사 미스터리. 양반 규수인 여주의 주변인들은 그럭저럭.


아무래도 역사 소설 및 여인들의 죽음과 관련된 소재이기에 내재된 주제 역시 남달랐습니다. 큰 틀은 역시 가족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지만 특히 [유품정리사]는 조선시대 여인의 외롭고, 억울한 삶과 죽음에 집중했습니. 그래서 좀 더 안타까웠다고나 할까.


는 정조시대. 당파싸움이 유난히 심했던 이 시기는 조선 후기였는데요. 전기보다 여인들의 활동범위가 좁아졌으며 차별이 더 심했고, 정조를 지켜야 했으며 남자들의 삶에 가려져 집안 살림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었던 시기였어요. 그런 시대를 살았던 여인들의 죽음을 마무리하는 유품정리사 '화연'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뭔가 독특했어요.
조선시대에 답답하고 억욱한 여인들의 삶을 잘 표현해 주었으며, 주인공 캐릭터 설정이 마음에 쏙 들었네요. 


보통 제가 본 당당한 여성캐릭터들은 여성우월주의에 빠져 남자들을 무시한다거나, 자기 주장이 강하지만 징징거린다거나, 무슨 일이든 잘못된 방식으로 끼어들어서 민폐를 끼치는 설정이 많았습니다. 여자인 제가 봐도 답답한 그런 캐릭터들 말이에요.  하지만 화연은 달랐습니다. 당당함과 자주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과 사를 철저하게 구분 짓는 그런 여인이었습니다. 앞뒤 안 가리며 달려드는 양갓집 규수와는 다르다는 말씀.

 

그런 화연은 유품정리사보다는 여인들의 죽음 속 감춰진 억울함을 밝혀내는 '탐정'에 더 가까웠어요.

 

보통 탐정이라 함은 '남성' 주인공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여성'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작가님의 필력 덕분입니다. 슬로우 독서를 하는 제가 하루만에 읽은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 같네요. 하지만 누가 범인인지는 예상 가능합니다!
 

에피소드를 몇 개 추가하여 드라마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구성도 탄탄하고, 큰 틀(배경)의 정치적 음모도 과하지 않는데다가 로맨스도 자연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여인의 억울함에도 너무 치우치지 않아서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흘러갔습니다.



재미도 있는데다가 조선 여인의 부조리한 삶과 죽음이라는 자칫 어두운 주제를 쉽게 풀어낸 [유품정리사]. 여기에 담은 내용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책 속에 있으니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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