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말 - <어른은 겁이 많다> 두 번째 이야기
손씨 지음 / MY(흐름출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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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평단에 지원하고 당첨되어 읽은 책이다. 

이 책은 <어른은 겁이 많다>로 유명한 저자 손씨의 두 번째 책으로 자신을 평범한 회사원으로 소개하는 손씨가 일상에서 느낀 감정들을 빼곡하게 담아낸 책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감도 무겁게 느끼게 되는 것이 '어른'의 자리이다.
그래서 말 한마디의 무게 때문에 쉽사리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가슴 속에 담아두게만 되는 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말들에 관한 이야기로도 읽혀서 공감이 많이 됐다.

특히 50쪽에 나오는 '#처음부터 어른으로 태어난 것 같아서'를 읽으면서 예전에 나도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됐다. 어릴 때는 그렇게 커 보였던 부모님의 어깨가 한없이 작게 느껴질 때, 그때는 나도 어른이 된 것이겠지. 어렸을 때는 그렇게 커 보이던 학교 운동장이 훗날 어른이 되어 다시 찾아가 보았을 때 한없이 작게 느껴졌던 것처럼. 책임져야 할 것들이 점점 늘어가고 부모가 되어 누군가(자식)를 위해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게도 되고 열심히 하루 하루를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이기 때문에 무조건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고 감당해내야 하는 어른이라는 이유 때문에 누군가에게 쉽게 위로받지 못할 때도 있기에 이 책을 읽으며 어쩐지 위로 받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을 하고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과의 하루 하루를 살고 있는 지금, 나는 역시 어른인 것이 좋다. 어쩌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사랑 받기 위해서는 먼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어딘가 주변에 존재할 것 같은 평범한 이웃, 오빠, 직장 동료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토닥토닥 마음을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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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도시 - 건축가 미스터 모라오의 컬러링북
바스크 모라오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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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미스터 모라오의 컬러링북 <환상의 도시>

 

 

건축가가 그린 컬러링 도안이라 그런지 건축물이 이 컬러링북의 주인공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건축물은 도시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일 것이다. 때문에 건축물들로 꽉 채워져 있는 이 컬러링북은 건축가가 꿈꾸며 그린 도시의 모습을 반영하기라도 한 듯 상상력을 자극하는 건물들로 가득하다.

 

빽빽하게 들어 차 있는 건물부터 뒤틀려 있는 건물, 상상 속 건물, 부서진 건물 등 다양한 건축물의 모습이 담겨 있어 여기에 색을 입히는 일에 재미를 더한다.

 

  

 

색다른 컬러링북을 만나고 싶다면 한 번쯤 접해보면 좋을 개성 있는 컬러링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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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문학과지성 시인선 460
이제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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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이라 부르면 안심되는 마음(삶은 달걀 곁에)은 '가장 큰 정사각형이 될 때까지'와 만난다. 계란이라는 말은 그것이 닭의 알이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그것이 시인은 불편했던 것이다.

닭의 알을, 태어나지 못한 생명을 취하는 것 같았을 것이다. 새가 되지 못한, 새가 될 수도 있었을 어떤 것을. 시인의 언어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은 '가장 큰 정사각형이 될 때까지'의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 저것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 저 알 속에서, 저 어둠 속에서. (어둠 속에서 얼굴 없이 죽어가는 저 깃털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자랄 수 없고, 자라지 못하는 것들. 그래서 때로는 '쓸모없음'으로 쉽게 분류되어버리는 어떤 것들. 그것을 취하는 어떤 삶. 지우개는 발이 없고 달걀에도 발이 없고 지우개는 지우고 지우개처럼 삶은 닳아 없어진다. 매일 조금씩 닳고 닳는다. 그리고 우리는 잊혀지고 잊고 또 잊혀진다.

 

계란은 달걀로 순화해서 써야 한다고 네이버 국어 사전은 내게 가르쳐주었다. 시인의 언어는 달걀과 계란 사이 어디쯤을 건너간다. 겹겹이 쌓인 마음을 꺼내 시인은 시를 썼고 자신만의 문장을 만들었다. 살아있음으로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처럼, 진실은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듯이, 있음으로 그저 살아있음으로 죽음을 건너갈 수 있다는듯이. 삶은 지우개처럼 닳아 마모되지만, 우리가 가는 길이 결국 죽음으로 향해 가는 길일지라도, 삶이라 이름 붙은 이 아름다운 길을 건너갈 수 있다는듯이.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삶에 대해 말하기에는 삶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다. 그저 태어나 존재하고 있는 그 자리에서 들숨과 날숨을 내뱉으며 다만 걷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저 존재함으로 인해 다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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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 사이 아들러식 대화법
하라다 아야코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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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띠지에 보면 '욱'하지 말고 대화하세요!'라고 적혀 있고 그 밑에 아이의 마음을 여는 대화의 기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우리는 어느 때 감동 받을까? 아마도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준다고 생각될 때, 또 그 사람의 진심이 느껴질 때. 그 순간에 감동을 받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는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는 다 그 나름의 이유라는 것이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아이가 마음을 알아주는 말을 할때 쉽게 울음을 그치거나 또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말'이 가지고 있는 그 본연의 힘에 대해 새삼 자각하게 되었던 적이 있다. 또 나 역시 어릴 때 그런 경험을 했었다. 그리고 자존감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건강한 자존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시련을 잘 극복하고 회복 탄력성도 좋아서 어려운 일을 겪어도 금방 극복해낼 수 있다고 믿고 있는데 그런 것은 살아오면서 누군가 나를 지지해주는 말을 듣거나 또 격려를 받으면서 생긴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그랬었기 때문에.

 

그래서 아이를 낳으면 건강한 마음을 가진 아이, 건강한 자존감을 갖게 만들어주고 싶었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꽤 신경을 쓴다고는 하지만 어떤 때는 어떤 말로 아이를 일깨우거나 또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어야 할지 잘 모를 때가 있다. 또 내 감정이 앞서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할 때도 있다. 물론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저렇게 말하지 않을텐데'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있어서 내가 아이의 입장이라면 이런 말은 듣고 싶지 않을거야...라고 생각해서 말을 조심해서 하는 편이고 긍정적으로 하려고 하는 편이긴 하지만 인내에 인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고 사랑으로 아이를 보살피려 하지만 엄마도 사람인지라 나도 모르게 '욱'하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또 금방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후회하는 게 또 엄마 사람들일 것이다. 이런 후회와 잦은 반성의 연결고리를 끊고 싶다면 어떻게 아이와 대화하는 게 좋을까? 아이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가고 유지해가는 것이 좋을까?

 

이 책은 그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실제 상담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아이와의 관계를 상하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로 가져가고 아이를 믿고, 아이의 문제는 아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아들러식 대화법의 정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느껴지는 것도 많았고 또 이미 그렇게 하고 있었던 부분이 나올 때는 '아, 내가 잘 해오고 있었구나' 싶어 뿌듯함과 함께 안도감도 느꼈다. 또 어릴 때 엄마를 도와드리기 위해 설거지를 하려다 접시를 깨뜨렸을 때 접시가 깨진 것보다 도와주려는 마음을 대견하게 생각해주셨던 아버지 생각도 났다. 아들러식 대화법이란 그런 것이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보는 것. 마음을 읽어주려고 노력하고 애쓰는 것.

 

아이와 어떻게 대화하면 좋을지 그 방법을 찾고 있는 엄마라면(엄마가 아니라 아빠들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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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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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이런 책이 제격이다. 제목이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한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기에 죽여 마땅하다는 말인가? 그런 호기심이 스물스물 기어 올라와서 서평단 모집한다기에 냉큼 신청했다.

자세한 줄거리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생략하겠다. 이 책은 결말을 미리 알면 재미없다.

영화 한 편 보는 것 같이 흥미진진했다. 이 책 소개글에서 이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살인을 응원하게 될 것이라 했는데 중간에 약간 그런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그 표현이 꽤나 적확한 표현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왜냐하면 너무 지독하게 나쁜 사람이어서.

하지만 살인이 그렇다고 해서 정당한 것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죽이는 것까지는 좀 너무한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인공을 좀 응원하게 되는 면이 없잖아 있다. 주인공은 릴리라는 젊은 여성으로 매력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장미 같아서 가시가 잔뜩 달려 있다. 좀 위험하다는 이야기다. 그녀는 사이코패스인 것 같다. 연쇄 살인마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뭔가 질문을 하게 되는 책이었던 것 같다. 어떤 경우에도 생명은 존엄한가? 뭐 그런 질문. 하지만 그녀의 살인은 정당하지 않은 문제 해결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너무 손쉬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게다가 위험하기까지한. 그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믿기에. 반전이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내가 예상했던 반전이긴 했지만 말이다) 여름에 읽기 정말 좋은 책인 것 같다.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뒷장을 미리 넘겨봤을 정도니까. 그래서 꽤 두께가 있는 책인데도 단숨에 읽어내려갔던 것 같다.

재미있게 읽었고 밑줄 그었던 문장도 있다. 릴리가 수영하던 장면에 관한 묘사는 문체가 아름다워서 중간에 책을 읽다가 릴리의 모습을 상상해서 그려보기도 했다. 줄거리와는 크게 상관 없으니까 밑줄 그었던 문장을 좀 소개해볼까 한다.

어쨌든 그해 여름 중반까지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했다. 적어도 이 수영장을 독차지할 수 있다고 위안하면서. 물은 녹색으로 변했고, 바닥과 측면은 갈조류로 미끈거렸다. 나는 이 수영장이 사실은 숲 속 깊은 곳, 나만 아는 비밀 장소에 있는 연못이고, 거북이와 물고기, 잠자리가 친구인 척했다. 주로 황혼녘에 수영했는데 칭얼대는 귀뚜라미 소리가 가장 커질 때라 집 앞쪽의 방충망이 달린 베란다에서 시작되는 파티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33쪽, 릴리)

나는 미란다의 얼굴에 거짓의 흔적이 없는지 살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갈색 눈동자가 정말로 신나서 반짝거리는 듯해 순간적으로 나는 속아 넘어갔고, 누군가가 나와 함께 있고 싶어 할 때의 따뜻하고 든든한 기분을 느꼈다. (105쪽,테드)
 
전체적으로 묘사가 세밀해서 읽을때 영화처럼 장면들이 구체적으로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았다. 인간의 이중성이나 위선적인 모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해서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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