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후들거린다. 도망치자. 일단 여기를 떠났다가 다시 오자. 파란 신호가 깜빡이기 시작하고, 횡단보도를 종종걸음으로 건너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자, 사람들 속에 섞여 여기서 사라지자. 신호가 빨간색이 되는 순간, 전속력으로 건너가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태세를 갖췄을 때 등에 뭔가가 닿았다. 누군가가 등을 민 것이다. 차도의 자동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몸이 균형을 잃고 상체만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다. 수영장에 뛰어들 때처럼. - P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