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 마찬가지라네. 손을 뻗어 다른 사람 주머니에서 돈을 긁어낼 때는 미간을 펴고 웃음을 짓지만, 자기가 돈을 내줄 차례가 되면 하나같이 울상이 되거든. - P41
그들은 종종 탁한 눈물을 흘렸지만, 슬퍼서 그러는 건 아니었다. 기쁠 때도, 심지어 아무 일도 없는 평화로운 때에도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울고 나서는 시골의 진흙길처럼 거친 손가락을 들어 눈물을 훔쳤다. 몸에 붙은 검불을 털어내듯 그렇게 말이다. - P67
사람은 이 네 가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네.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되고, 잠은 아무데서나 자서는 안 되며, 문간은 잘못 밟으면 안 되고, 주머니는 잘못 만지면 안되는 거야. - P204
내 한평생도 이제 다 끝나가네요. 당신이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니, 나도 마음이 흡족해요. 나는 당신을 위해 두 아이를 낳았어요. 당신에 대한 보답인 셈이죠. 다음 생에서도 우리 같이 살아요. - P260
사람들이 떠나간 들판은 막힘없이 널찍하게 펼쳐진 모습이었다. 그렇게 광활하고, 끝도 없이 펼쳐진 들판이 석양 속에서 물처럼 빛 살은 출렁였다. - P262
여자가 아이를 어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내 앞에서 똥통을 지고 걸어가면 남정네의 멜대에서 찍찍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천히 들판은 고요 속에 잠기고, 사방이 점차 어두워지면서도 노을빛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 P288
나는 이제 곧 황혼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두운 밤이 하늘에서 내려오리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광활한 대지가 단단한 가슴을 드러 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부름의 자세다. 여인이 자기 아들딸을 부르듯이, 대지가 어두운 밤을 부르듯이.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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