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말대로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어. 책을 읽으면 여러 나라를 여행한 것만큼이나 풍성한 경험을 하게 되는 셈이지. 그게 바로 책이 가진 힘이야. - P33

마녀들은 원래 세상에서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깨끗이 지워버리지. 마녀와 인간이 교류하는 건 자연의 섭리에 위배되니 까. 그런 점에서 보자면 너도 나와 함께한 기억을 깡그리 잊는 게 좋아. 마녀와 인간은 세상에 나온 목적이 달라. 시간 개념도 다르지. 마녀에게는 순간에 지나지 않는 일들이 인간에게는 아주 오래 전 일로 기억되니까. - P36

아무리 마녀라고 해도 할머니의 건강을 다시 찾아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 일시적으로 건강이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오래 지속되길 기대할 수는 없을 거야. 어느 누구도 인간의 수명을 한없이 늘리거나 죽은 자를 되살릴 수는 없어. 사실 방금 전에 내가 했던 말은 네가 여기에 있을 때 할머니가 우리에게 해주었던 말이야. 늙고 병들어 죽는 건 모든 인간들이 겪어야 하는 자연 현상이야. - P96

어릴 때부터 이 작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으면서 자랐어. 이 도시에서 작은 도서관의 수혜를 받은 아이는 나 말고도 정말 많았지. 요즘에는 작은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이 많이 줄어들었어. 이 도시의 인구가 많이 감소한 탓이기도 하지만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 설령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느라 바빠 책을 읽을틈이 없어. - P121

인간 세상에서 영원한 건 없다. 아무리 애착을 가져도 언젠가는 모두 사라진다. 찬란한 꽃을 피운 문명이나 문화도 흔적만 남기고 예외 없이 소멸되었다.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들도 언젠가는 바람에 쓸려가듯이 소멸될 것이다. - P126

마녀의 눈에는 죽은 자들의 영혼이 보이지만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죽은 자들도 가족들의 눈에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서로 부둥켜안고 얼굴을 마주보고 비벼대며 재회의 기쁨을 나누지 못해 아쉽지만 가족과 친척, 친구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할 따름이었다. 서로 대화를 주고받지는 못하지만 모처럼 집에 돌아올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다. - P148

영혼은 사라지지 않고 분명 어딘가에 남아있어. 누군가를 간절히 사랑했던 마음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 P192

인간의 삶은 짧고, 언제나 죽음이 가까이에 도사리고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죽음은 항상 지척에 있다. 인간의 삶은 웃고 울고 화내고 싸우고 사랑하다보면 일장춘몽인 양 덧없이 흘러가버린다. 인간들은 매미의 짧은 생을 가엾다고 하지만 마녀의 눈으로 보자면 인간의 삶도 가엾을 정도로 짧긴 마찬가지다. - P216

나무들도 칭찬을 받으면 기뻐한다. 사람들이 냉정하게 그냥 지나치는 것보다는 잠시 멈춰 서서 바라봐주는 걸 좋아하고, 그늘에 서 쉬며 이야기를 나누면 심심하지 않아서 더욱 좋아한다. 크리스마스 같은 대형 축제도 좋아한다. 사람들의 기분이 좋으면 나무도 기뻐한다. 나무와 화초들은 주인의 감정 상태와 기분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 P228

나무들은 사람들을 사랑해 언제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몸에 좋은 산소와 피톤치드를 내뿜어준다. 이 세상에는 사람들을 사랑해 상시적으로 도움을 베푸는 나무들이 많다. 사람들은 도움을 주는 존재들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간다. 도움을 주는 존재들에 대한 고마움을 아예 모르거나 알아도 너무 쉽게 망각해버린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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