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로움이 어떤 경로로 다가와 피부로 스며드는지 잘 알고 있었다.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고, 갖가지 상념들 때문에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저녁 식사 시간에 혼자 우적우적 음식을 씹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면 저절로 눈물이 핑 돌면서 사무치게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 - P184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면 한동안 자괴감에 빠져들게 된다. 믿고 의지했던 사람, 함께 미래를 꿈꾸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면 아픔은 쉽게 치유되지 않고 오래간다. 사람도, 그가 사용하던 물건들도 모두 사라지고 나면 남은 빈자리에는 여태껏 보이지 않았던 진실의 조각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약혼자가 집을 떠나면 친구들과 가족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상황을 설명해주어야 하고, 통화나 문자로 밀려드는 위로의 말에 일일이 답장을 해줘야 한다. 나는 괜찮으니까 제발 걱정 말라고. - P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