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분에 오래 시달리다 보면 분노는 더 이상 저항의 에너지로 작동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어느 순간 ‘그래, 세상은 바뀌지 않아‘ 라며 체념에 빠진다. 울분에 지친 나머지 아예 기대를 접어버리는 상태로 들어간다. 이 순간 분노는 행동을 낳지 않고 판단을 대신하기 시작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돌파해야 할 과제다. 울분을 어떻게 다룰 것이며, 그 울분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가. - P45
실제로 보상을 받을 때보다 바라는 것을 상상하는 짧은 시간이나 보상을 기대하는 순간에 도파민이 더 강하게 활성화된다. 그래서 돈을 실제로 ‘받는 순간‘보다 돈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순간‘에 도파민이 더 크게 반응한다. 이는 인간의 뇌가 결과보다 기대와 가능성에 먼저 반응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P61
짧고 즉각적인 자극만을 반복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하면 우리 뇌는 점점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멀리하게 된다. 빠른 판단에는 익숙해지지만 오래 붙들고 사유하는 능력은 서서히 약화된다. 짧은 것은 본질적으로 얕고 긴 것은 깊다. 이는 개인적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인지 구조의 문제다. 말을 천천히 할수록 생각 역시 더 깊어진다. 속도가 줄어들 때 비로소 맥락을 읽고, 의미를 곱씹고, 판단을 유 예할 수 있다. - P63
많은 사람이 깊은 생각이란 모든 일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바쁘고 복잡한 일상을 모두 정리한 뒤에야 비로소 제대로 깊게 생각할 수 있을 거라 여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바쁘게 일을 처리하고 난 후에는 오히려 감정에 더 쉽게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깊은 생각은 쌓인 생각을 비운 공간에서부터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의 복잡함을 견디며 차근차근 축적한 것에 더 가깝다. - P67
도파민 중독의 핵심은 욕망이 아니라 인내의 붕괴다. 우리가 도파민에 취약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너무 쉽게 즉각적인 만족을 얻었던 탓, 이에 너무 오랫동안 익숙해진 탓이다. 이 때문에 좀처럼 기다리지 못하는 마음 상태가 지속되면 중독의 악순환이 시작된다. - P71
‘게임을 많이 하면 치매 예방이 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다. 실제로 관련 연구들도 이를 뒷받침 한다. 반면 고스톱은 뇌를 거의 쓰지 않는 행위다. 고스톱을 열심히 치면 치매 예방이 되는 게 아니라, 그저 고스톱을 잘 치는 노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 P85
사람들은 자신이 실제로는 하지 못하는 위험한 선택이나 파괴적인 말과 행동을 대신해주는 인물을 통해 쾌감과 해방감을 느낀다. 나아가 그를 솔직한 사람, 좋은 사람으로까지 여기곤 한다. - P94
단언컨대 거짓말을 하는 사람보다 진심으로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대응하기 어렵다. 거짓말하는 사람 중에는 거짓임이 드러나면 태도를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개소리하는 사람은 진실 자체에 관심이 없다. - P100
혐오는 생존 본능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하고 즉각적으로 작동하는 감정이다. 그만큼 대중의 반응 역시 빠르고 격렬해진다. 문제는 이 감정이 사고의 개입 없이 곧바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특히 사고 능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집단이나 개인에게 전달되면, 혐오는 대상과 맥락을 가리지 않은 채 증폭되고 만다. - P108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자제력을 잃을 가능성이 더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풍요로운 환경에서는 유혹과 선택지가 늘어나고, 그만큼 의사결정에 따른 피로도도 커진다. 자제력은 무한한 능력이 아니라 제한된 정신 자원이다. 이 자원이 과도하게 소모되면 판단력과 통제력은 함께 떨어진다. 그래서 평소 스스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일상에서 절제와 기다림을 습관화하는 태도를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P114
이제는 ‘쉰다‘의 반대말을 곧바로 ‘일한다‘로 단정하는 통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번듯한 직장에 다니며 매달 월급을 받아야만 ‘일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일의 정의가 달라진 만큼 자기만의 의미 있는 일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쉰다‘며 쉽사리 낙인 찍는 문화 역시 사라져야 한다. - P133
자기 삶과 생각이 외면당하고 곡해되는 상황을 반복해 겪다보면 분노가 쌓일 수밖에 없다. 불안은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과정에서 누그러질 수 있고, 분노는 누군가 진실을 이해해줄 때 비로소 잦아든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는 이들을 둘러싼 현실을 보다 정직 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P135
외롭다는 것은 나에게 말해주거나 알려주는 사람이 적다는 뜻이고, 괴롭다는 것은 너무 많은 말에 둘러싸여 숨이 막힌다는 뜻이다. - P146
만약 지금 불행하고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으며, 하는 일마다 어렵다고 느낀다면 그 원인은 멀리 있는 게 아닐 터다. 수면 시간과 수면 패턴을 먼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평균 수면 시간보다 적게 자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수면의 질 또한 좋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 P161
수면을 단순히 ‘휴식‘ 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단 하루라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온종일 피로감에 시달리고, 그 결과 일의 능률이 떨어져 무의식에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수면 부족이 계속되면 사고력과 집중력이 저하되고 심리적으로도 불안정 해져 일상생활의 리듬이 무너진다. 그뿐만 아니라 장기간 수면 부족 상태에 노출되면 만성질환이 생기는 것은 물론 우울증과 뇌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쳐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 P167
수면 부족은 우리 뇌와 뇌가 조종하는 마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뇌는 수면 상태에서도 쉬지 않는다. 우리가 자는 동안 도시 전체가 잠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침에 일어나 현관문을 열면 아침에 먹을 샐러드가 배송되어 있고, 길을 나서면 깨끗하게 청소된 거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가 일 과를 마치고 잠을 자는 동안 밤새 청소한 누군가가, 배달한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수면 상태에 있을 때 바로 그런 일을 담당하는 것이 뇌다.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고 청소하면서 우리 몸을 재정비한다. - P168
숙면하지 못한 채 일하거나 공부한다는 것은 정돈되지 않은 지저분한 상태로 손님을 맞는 식당 주인과 다를 바 없다. 어떤 손님이 더러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싶겠는가. 수면은 종합적인 사고에서부터 결정 능력까지 인간이 보여주어야 하는 능력을 재생시키는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즉 수면은 휴식이아닌 생존을 위한 행위다. - P169
직업을 선택할 때도 수면 패턴을 고려해야 한다. 아이들의 미래 진로를 고민할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 하는 일이 자신의 생체리듬에 맞지 않는다면 극단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처한 것이다. 이럴 경우 업무 효율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도도 떨어진다. - P178
수면은 삶의 질과 긴밀한 인과관계를 맺고 있다. 잠을 줄이면 곧바로 인지 기능과 감정 조절 능력이 저하되고, 이를 회복하는 다른 변수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충분한 수면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다음 날 컨디션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각종 사건과 사고가 생겨나고 나아가 사망률을 높일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숙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헤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가 자는 동안 뇌의 선순환이 반복되어야만 삶이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그러므로 뇌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나에게 맞는 최적의 수면 패턴을 찾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 P183
당장 일이 급하다는 이유로 잠을 줄이기 쉽다. 그러나 이런 선택이 반복되면 잠의 역습은 반드시 시작된다. 잠은 고리대금 업자와 같다. 반드시 고이율의 이자를 받아 간다. 원금과 이자는 결국 잠으로 갚아야 하는데, 어리석게도 우리는 여유가 생길 때마다 그 빚을 갚는 대신 쓸데없는 소비와 만남에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렇게 미뤄둔 대가는 어느 순간 독촉장처럼 돌아온다. - P186
미디어와 사회적 평가 등 외모를 바라보는 인지적 틀에 갇히면 내면의 가치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무엇보다 스스로 정한 목적이나 가치가 아닌 타인이 정한 기준과 그들의 인정을 좇는 데 익숙해진다. 당연히 목표의 의미와 과정의 진정성은 고민의 영역에서 제외되고 만다. 목적을 달성할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외모 중심적 사고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 P197
물론 외모는 첫인상과 직결되고 한 인간의 매력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존감의 한 축을 이루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외모가 지니는 영향력을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이를 과장하거나 지나치게 몰입하는 태도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 P207
개인이 건강한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외재적 가치보다 삶의 방식과 행동, 성품과 가치관 같은 무형의 가치를 더 중시해한다. 사회 역시 그러한 개인들이 서로 연대할 때에야 비로소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외모 평가와 강박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다. - P219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쉬어야 할 때조차 쉬지 못한 채 끊임없이 만남을 찾아 나선다. 특히 외로움을 피하려는 마음으로 사람을 만나면 표피적인 관계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외로움에 빠지거나 불필요한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도 커진다. 이런 이유로 바람직한 인간관계와 상황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일정한 계획이 필요하다. - P243
전화 통화가 유독 버겁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 힘겹게 느껴진다면, 이미 사회적 관계 용량을 넘어섰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그럴 때는 먼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에너지 연료통을 채운 뒤 다시 사람은 만나는 편이 낫다. 이런 감각을 지닌 사람은 대면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고 대화하며 진심을 담아 공감할 수 있다. 그 결과 관계 역시 더 건강하고 오래 지속된다. - P245
삶을 완벽하게 꾸려가는 단 하나의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처한 조건이 다르고, 감당할 수 있는 속도와 관계의 범위 역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기준을 차근차근 정비해간다면 이야기는 달리진다. 남의 기준을 좇는 대신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아갈 수 있고, 그 과정 속에서 각자가 원하는 성장에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다. - P250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살아가는 한 삶의 기준은 언제나 내 밖에 놓이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필요하다. 내가 나를 바라보았을 때 ‘이만하면 만족해‘ 혹은 ‘이 부분은 부족하니 조금 더 노력해 보자‘ 라고 말할 수 있도록 자기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답을 찾는 데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하고, 문제의 원인부터 짚어 정의를 내려보는 연습을 선행 해야 한다. - P269
가짜뉴스는 개인을 속이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람들의 선택과 표, 나아가 여론의 방향까지 바꿔놓는다. - P298
자극적이지 않은 언어, 선동하지 않는 언어, 공격하지 않는 언어. 그런 언어로 불편한 이야기를 건넬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우리는 그런 어른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그런 어른이 많아질수록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설 자리는 자연스럽게 좁아질 것이다. - P315
우리는 여전히 젠더를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도로 바라보는 데 익숙하다. 익숙하다는 것은 편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피해자, 가해자 구도로 보면 책임을 특정 집단에 돌릴 수 있고 분노의 방향도 분명해진다. 하지만 그만큼 사고는 단순해진다. 이제는 단편적 시선에서 한 걸음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젠더를 이야기 할 때 ‘긍정의 언어‘를 사용해보자고 제안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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