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그립다. 나비 생각만 하며 살고 싶다. 그렇게 나는 산속에 있었을 때보다 나비에 몰두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아름다운 나비 같은 소년들을 살해해서 표본이라는 이름으로 꾸며 사진에 담고, 그 예술을 완성하기 위해 친자식까지도 희생시킨 사이코패스다.
- P55
흥분과 함께 두려움도 생겼다. 아무 때나 마음대로 머릿속에서 경치를 변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신이 주신 재능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남겨야 하나? 이미지를 의도한 색으로 변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을까? 렌즈 기능을 더욱 세분화한다면?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법칙을 초월한 끝에 도달한 영역이니까. - P76
전류 같은 감각이 몸의 중심을 훑고 지나갔다. 인간 중에서는 내게만 보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을 영원불변의 형태로 남겨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신이 내게 부여한 천명이 아닐까? - P77
타인이 자기에게 이끌리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그 품에 파고들도록 허락할 뿐만 아니라, 두려워서 무의식적으로 비워둔 작은 틈새를 그가 먼저 좁혀 온다. - P91
시체 장식이나 수기가 주는 자극보다도 ‘부모가 자식을 살해한‘ 이유가 핵심이다. 학대나 육아 방임, 아이의 비행, 관계의 결렬처럼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는 사연이 아니라 ‘예술을 위해서‘ 라는 보통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동기 때문에, 이미 답이 제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답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어 얼굴이 보이지 않는 상대가 아니라 다른 감정도 공유할 수 있는 상대와 그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고 답의 이면에 있는 진짜 문제, 진짜 정답을 도출해 납득할 수 있는 해석을 찾고 싶은 게 아닐까? - P174
인간의, 부모로서. 그것이 올바른 답이 아님을 알고 있어도 나는 더 이상 다른 답을 생각해낼 수 없었다. - P275
하나의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른 거짓말이 아니라 확대된 진실이다. 진실 속에 거짓을 묻어, 마치 그것이 진실인 양글을 썼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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