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며 정신없이 할머니의 삼일장을 마치고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 문득 자신이 행복해서 웃어본 지가 꽤 오래되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그냥 기계적으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습관처럼 그리고 의무처럼 웃었다. 정말 행복하고 즐거워서 웃었던 적이 언제였는지, 떠올려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좀처럼 기억나질 않았다. 너무도 오래된 일이었으니까.

P.78 중에서 - P78

어렸을 땐, 새해가 오는 게 설렜는데 이젠 그런 마음도 없어진 것 같아요. 그냥 한 살 한 살이 무겁게만 느껴져요. 나이를 먹는게 무서운 게 아니라, 그 나이에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게 어려워요. 어릴 땐 아직 잘 몰라서 그랬다, 죄송하다고 하면 끝날 일들이 나이를 한 살 한 살 더 먹어갈수록 그렇게 쉽게 용인되지 않으니까요. 그 나이에 그걸 모르면 어떡하냐는 말이 돌아올 때가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P.206 중에서 - P206

이렇게도 저렇게도 살 수 있더라. 세상은 내가 있는 곳이, 내가 보는 것이 다가 아니야. 남들이 말하는 대로 살지 않아도 괜찮아. 봐, 내가 회사를 나온다고 해도 내 세상이 사라지진 않았어. 네가 회사를 나왔다고 해서 무언가 포기한 것도, 실패한 것도 아니야. 그러니까 괜히 집 한구석에 틀어박혀서 허송 세월 보내지 마. 지금부터라도 남들이 괜찮다. 좋다 하는 거 말고 네가 좋은 게 뭔지, 하고 싶은 게 뭔지 그걸 생각해 봐.

P.323 중에서
- P323

내가 바라는 형태의 행복에 필요한 것들. 내가 하고 싶은 일, 함께 있고 싶은 사람, 지내고 싶은 공간.... 그 모든 것들이 내가 떠나온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희미하게 깨달았다. 하지만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그간 지나온 모든 일들이 유의미하단 것 역시 알게 되었다. 이전에 했던 여러 아르바이트 경험도, 인턴 생활도 은행에서의 계약직도, 지금의 기업 경영지원팀에서의 일도 모두.

P.385 중에서 - P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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