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정의라는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세요?

P.146 - P146

정의가 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그러한 마음‘ 이 존재한다고는 말할 수 있겠죠. 그것 말고 이 세상에 정의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은 없어요. 나는 정의가 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이 아니니, 거짓말이 아닙니다.

P.147 중에서 - P147

내가 구급차에 올라타자 뒷문이 닫히더니 차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출발했다. 구급차 안에서 듣는 사이렌 소리는 평소 길거리에서 듣던 소리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오히려 작게 들리는데도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울림이었다. 나와 관계없는 타인의 불행에는 거의 신경쓰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P.167 중에서 - P167

분명히 죽은 사람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그건 죽는다는 것이 어떤 건지 아는 사람이나 할 말이죠. 당신은 죽음이 어떤 건지 모릅니다.

P.327 중에서 - P327

사람은 죽으면 살아남은 사람의 추억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친한 친구나 가죽, 혹은 다른 누군가가 저 녀석은 자살했을 거야, 라고 멋대로 납득하고 말면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어지죠.

P.327 중에서 - P327

십일 년 전 사건과 이번 사건의 상관관계를 경찰에 설명하고 그에 따른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의뢰인의 허락 없이 내 생각만으로 그런 사실을 경찰에 알릴 수는 없죠.

P.356 중에서 - P356

네게는 남의 자유를 빼앗기 위해 권총을 뽑아드는 형편없는 부하 밖에 없느냐고 하더라고 전해줘. 총을 맞아봤으니 겁이 나겠지만,다음에는 적의 권총인지 자기 편 권총인지 모를 총알에 목숨을 잃을 거라고 해.

P.432 중에서 - P432

잘못 디딘 소년의 왼쪽 정강이를 때리는 부채 소리가 울려 퍼졌다. 눈물이 소년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소년의 마음은 아픔과 아쉬움과 분노로 마구 흐트러졌지만 그래도 부채를 쥔 손과 버선을 신은 발은 안무에 따라 계속 춤을 추려고 애썼다. 남의 눈에는 아동학대로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노가 지닌 모든 아름다움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생겨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P.451 중에서 - P451

밖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어디선가 이름은 모르지만 기억에 남아 있는 꽃향기가 풍겼다. 죽은 자에게 이별을 고할 때 맡았던 냄새와 비슷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P.508 중에서 - P508

그 여자들은 아마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야. 그 여자들은 자기 남편이 죄를 지었다는 놀라움이나 고통, 탄식과 별도로 그런 마음을 지닐 수 있겠지. 멍청한 남자처럼 마음 한가운데 있는 감정의 빛깔을 덧칠해 모든 걸 뭉개버리려고는 하지 않지.

P.512 중에서 - P512

어쨌든 죽으려는 사람은 죽음 직전에 죽을까 말까가 아니라, 뛰어내릴까 말까 하는 행위 그 자체에 사로잡힌다는 거야.

P.513 중에서 - P513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에게는 영원한 수수께끼야. 두 사람이 만난 것에 비하면 한쪽 아버지가 자기 딸의 죽음을 숨기려고 한 것도, 또 한 명의 아버지가 자기 딸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던 것도 이 사건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을지도 몰라.

P.514 중에서 - P5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