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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1층에만 ㅣ 노란돼지 창작동화
김수빈 지음, 김민우 그림 / 노란돼지 / 2024년 8월
평점 :
글밥 늘리기 좋은 초등 저학년 동화 “늑대는 1층에만”
김수빈 글, 김민우 그림, 도서출판 노란돼지
🐺 귀여운 그림체, 밝은 색감의 표지부터 기분이 좋아지는 동화책이다. 차례를 지나 한 페이지를 넘기면 캐릭터 소개가 나오는데, 등장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고 어떤 내용일지 아이와 함께 예측해볼 수 있어 좋다.
🐺 책의 두께로 보면 초1이 읽기에 조금 두껍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글씨 크기도 적당히 크고 한 문장의 길이가 짧아 읽는 호흡이 빠르기 때문에, 글이 적은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다가 글밥을 늘려 읽기에 좋은 책이다.
🐺 이 책에서는 늑대와 양이 등장한다. 보통 동화에서는 늑대는 악하게, 양은 선하게 설정되어 늑대는 양을 괴롭히는 무서운 존재로 그려진다. 이 책에서도 늑대는 육식을 하고 양에게 두려운 존재였지만, ‘평화의 보석’으로 인해 그 습성을 잃어버린 동물로 나온다. 양과 늑대가 함께 살아가는 성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동물은 양이라는, 틀을 깬 설정도 재미있었다.
🐺 4층의 성에는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하지만 늑대들은 1층에만 살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양들을 위협하는 본성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규칙이지만 현재 늑대들은 양을 공격하지도 않고 날카로운 이빨도 없다.
🐺 함께 살아가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처음에는 부득이하게 만든 규칙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규칙을 만든 원인이 사라졌는데도 계속 규칙이 남아 있으므로 양들은 이익이 늘어가고 늑대들은 이유 없이 차별을 당하는 구조가 생겼다. 마치 계급이 형성된 느낌이었다.
🐺 또, 자신이 누리는 혜택을 유지하고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두 무리를 이간질하는 W의 모습에서 우리 사회가 보였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거짓을 말하고 여론 형성을 꾀하며 언론 플레이하는 것. 우리의 모습 아니었던가.
🐺 시간이 지나면서 차별을 당하는 늑대들이 먼저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그리고 ‘평화의 보석’을 차지하려고 한다. 차별의 원인이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지금까지 자신들이 당했던 차별을 되갚아 주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또다른 차별만 낳을 뿐인데 말이다.
🐺 마지막에 보석의 존재와 소유 여부에 따라 성의 계급, 평화가 유지된다고 생각했지만 바른 생각을 가진 셋째와 공주 덕분에 모두 마음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다.
🐺 우리는 모두 조금씩 다르다. 아이들이 생활하면서 자신과 많이 다르다고 느끼는 친구들도 만나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양과 늑대들의 문제 해결 과정을 보며,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게 아님을 깨닫고 차이를 존중하며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