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롭, 드롭, 드롭
설재인 지음 / 슬로우리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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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부터 불어오는 거센 바람에 긴 머리가 흩날리는 것도 같고 반대로 몸이 뒤로 넘어가면서 머리가 날리는 것도 같은 모습으로 어딘가를 가만히 응시하지만 표정이 보이지않는 인물이 그려진 표지의 이책은 세상의 멸망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가 너무나 암담하고 그 원인이 담긴 과거가 여전히 생생하며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인해 차라리 미래가 오지않기를 바라게 된 주인공들이 바라는 멸망은 어떤 모습이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3월 2일 새벽 바깥을 돌아다니던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갑자기 나타난 외계의 생명체가 지구는 곧 소멸될 것이라며 그 종말의 형태를 지구인들이 선택할수있게 해주겠다는 이야기인 '미림 한 스푼'

아이를 무서워하는 반려견을 위해 인적드문 시골로 이사를 한 이후 아무런 예고도없이 아이와 어른의 외형이 뒤바뀌게 되며 가족처럼 여기던 반려견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 예원의 이야기인 '드롭 드롭 드롭'

시골에서 나고 자라며 평생을 고향을 떠나지 못하지만 펑크록밴드를 동경하는 영지의 이야기인 '쓰리 코드'

마을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지만 살아남기위해 애쓰는 리안과 그런 리안에게 희망과 꿈을 이야기하는 해랑의 이야기인 '멸종의 자국'

이렇게 네 편의 이야기는 서로 다른 이유로 자신이 속한 세계의 멸망이나 종말을 바라지만 그저 가만히 세상의 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세상을 깨뜨리려는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학대와 방임, 혐오와 외면으로 얼룩진 가족이라는 관계속에서 상처받으며 느꼈을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 그들에게 이제는 평온이 찾아오게 될지 명확한 결말을 알수는 없기에 조금은 씁쓸하고 때로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타인에게 털어놓기도 쉽지않아 제때에 도움을 받지도못하고 제대로 치유되지도 못하며 외부에서 관여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한 가족안에서의 문제를 밖으로 끄집어내어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고정관념을 깨트려야 불합리한 관계의 종말을 만들어갈수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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