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이 내리는 날 강가에 놓인 작은 배 위로 소복히 쌓인 눈과 앙상한 가지에 핀 눈꽃 그리고 자유로히 날아가는 새의 모습을 배경으로하여 손에는 꽃이 가득한 종이를 든 채 단아한 차림새로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이 왠지 슬퍼보이기도하고 하고싶은 말들을 꾹꾹 눌러담은 것 같기도 한 주인공이 그려진 표지의 이책은 최근 드라마로 제작되어 공개된 '탄금'의 저자가 들려주는 조선을 배경으로하는 메디컬서스펜스입니다계속된 흉년으로 삶이 팍팍해진 상황에서 입춘을 맞이한 훈룡사를 찾은 백섬은 누이의 위패에 밤새 절을 한 뒤 새벽녘에 청소를 하려다 그곳에 다니러온 이들중 한명의 시신을 발견하게 됩니다그리고는 어쩐 연유인지 그들에게 노비로 팔려가게 되는데요백섬이 도착한 곳은 대를 이어 어의를 지내고 있는 최승렬 대감의 집으로 본채를 지나 깊숙이 위치한 별채 구곡재에서 복순어멈과 단둘이 지내게 됩니다어려서부터 매골승을 따라다니며 시신을 묻거나 불태우고 그 뒤처리를 해온 백섬은 어떤 험한 일도 감당하겠노라 다짐을 하지만 구곡재에서는 쉬운 허드렛일만 주어지고 삼시세끼 푸짐한 밥상에 질좋은 의복까지 주어지는데요대신 구곡재밖으로 나가지는 말라는 조건이 의아하지만 딱히 본인에게 해가 되는 건 없다라는 생각으로 구곡재생활에 적응해 가던 백섬은 훈련중 도망친 매를 찾으러 온 장헌과 약재를 배달하러 온 희제를 차례로 만나게 되고 그들과 신분도 성별도 뛰어넘는 우정을 다지게 됩니다그러나 그들의 아슬아슬한 우정은 구곡재의 비밀과 희제를 향한 장헌의 감정이 폭발하며 위기를 맞이하는데요왕의 목숨과 함께 자신의 처지도 정해지는 어의의 삶과 왕위를 노리고 권력을 노리는 이들이 빚어낸 참혹한 진실에 휘말린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빠른 속도감으로 이어집니다전작들이 차례로 영상화가 되고 있어서인지 항상 죽음을 가까이하였기에 일찍부터 삶의 의미를 깨달았던 백섬과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가는 당찬 희제 그리고 순수함이 지나쳐 악인이 되고 광인이 된 장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누가 연기를 하게 될까 어떤 풍경으로 만들어질까 상상해보는 즐거움도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