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훔친 남자
양지윤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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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빨강의 하늘과 대비되며 그보다 더 짙은 검정과 초록이 섞인 듯한 색감의 어둠속에 잠긴 땅을 뛰어가는 인물의 얼굴부분을 비롯해 땅의 이곳저곳에서 증기인 것도 같고 빛무리인 것도 같은 것이 피어나는 표지는 재난상황을 떠올리게도하고 삭막한 풍경속에 내던져진 누군가의 심정을 떠올리게도 하는데요

이책은 총 8편의 단편이 담긴 저자의 첫번째 소설집으로 소설이라는 거짓말속에 현실을 담아내는 저자의 생각과 고민을 엿볼수있습니다

실적이 좋지않아 동기들보다 진급도 느린 영업사원이 회사내에 있는 나무화분들에 대해 깨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나무를 훔친 남자'

보석쿠키라는 히트상품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파티시에가 새로 입사한 직원의 재능앞에서 현실을 되짚어보는 이야기인 '알리바바 제과점'

한 노숙인의 그림이 낙서가 아닌 아트로 인정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인 '우리 시대의 아트'

우연히 만나게 된 외국인으로부터 자신들의 미래일지도 모를 일들에 대해 듣게되는 이야기인 '롤라'

시도때도 없이 특별한 규칙도 없이 박수를 치는 남자와 그 주변의 인물들의 이야기인 '박수 치는 남자'

어느날 발견한 버려진 수조와 그안에 들어간 여자로 인해 삶이 바뀌는 남자의 이야기인 '수조 속에 든 여자'

공원에서 매일 마주치던 여자와 남자의 어긋난 사연을 다룬 '진실의 끄트머리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것'

정신만 남기고 육체는 사라진 신인류의 탄생으로부터 천년후의 이야기를 담은 '인류의 업적'

이렇게 8편의 이야기는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기도하고 명확하면서도 모호하기도 한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단편집을 읽게 되는 이유중에는 짧은 분량도 있겠지만 서로 다른 배경과 장르를 가진 단편들을 읽어보는 재미와 함께 전체를 아우르는 작가의 생각들을 만나수있기때문일텐데요

기대하는 목적을 이루지못할 때 쉽게 다른 것으로 대체되고마는 약자들과 주변의 기대와 평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나라는 존재 그리고 내가 보고 싶고 믿고 싶은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진짜를 뛰어넘는 가짜들이 어느 때에는 매도되고 어느 때에는 칭송되기도하는 삶이라는 아이러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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