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야구공
전리오 지음 / 초봄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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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상의와 짙은 색 치마로 수수하면서도 단정하게 차려입고있는 표지속의 여성이 허공을 바라보고있는 눈동자에는 현재가 아닌 과거를 생각하는 것도 같고 허무함이나 허전함을 담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조금은 옛스러운 분위기의 주인공과 제목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지는데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치기 시작했으나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마음은 무거워집니다

다큐멘터리 PD인 윤경은 할머니의 장례를 마치고 할머니가 마지막을 보냈던 요양병원에 들러 유품을 건네받았는데요

개인 물품과 사진첩에 이어 발견된 것은 생뚱맞게도 야구공입니다

생전에 야구는 물론이고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없었던 할머니가 요양병원으로 올때부터 가지고와서 애지중지했다는 야구공에는 뜻모를 한자들이 적혀있었고 호기심에 더해 무언가 깊은 사연이 있을 것이라는 직감으로 학창시절 야구선수였던 촬영감독 석현에게 야구공과 글자들을 보여주는데요

제26회 전국중등학교우승야구대회의 공인구라는 것을 알게되며 일제강점기에도 조선에서 예선을 거쳐 조선인학교의 야구부가 일본의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할머니의 유품인 야구공의 비밀에 대해 알아가는 한편으로 야구대회에 참석하기위해 일본으로 갔던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기획한 윤경은 석현과 함께 일본으로 출장을 가며 여러 사람의 도움과 옛 기록들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매순간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과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겨진 것 이상의 이야기들을 추리하고 추적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며 영화를 보는 듯한 생생함과 기록으로만 남은 과거를 상상해보게하며 독자들을 끌어당깁니다

역사의 큰 물줄기와 자신이 원하지도 선택하지도 않은 가족사속에서 수십년의 시간이 지나도 잊을수 없는 아련한 사랑의 이야기를 만날수 있는 이책은 역사적인 사실과 함께 작가가 만들어낸 상상의 사건들을 신문등의 기록자료로서 매 이야기마다 담고 있어서 더욱 실감나게 읽히며 실제로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궁금해지게도 합니다

이야기로서의 매력에도 글의 짜임새로서의 매력에도 푹 빠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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