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 만든 천국
심너울 지음 / 래빗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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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입자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좁은 입구로는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지는 짙은 보랏빛의 연기가 흘러나오고있는 투명한 유리재질인 것도 같고 차가운 금속재질인 것도 같은 병은 위태롭게도 산산이 부서지기 직전인데요

날카롭고 긴 바늘이 달린 물건들과 함께 놓여있어서인지 왠지 서늘한 분위기를 느낄수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의 제목도 추가로 첨가된 것 없이 갈아 만들어 진하다는 느낌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원래의 형체를 떠올릴수없을 정도로 변해버린 혹은 에너지를 다 쏟아버린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각나는데요

과연 무엇을 갈아 만든 천국인지 누구를 위한 천국인지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마법이 존재하는 21세기의 대한민국은 마력의 등급에 따라 직업이나 생활수준이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남쪽의 어느 작은 시골마을에 마력이 없는 부모를 두었음에도 산부인과 의사도 놀랄 만큼의 마력을 가진 무한이 태어납니다

아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찬란한 미래를 기원하며 무한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아버지의 성씨가 허씨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의 전개가 마냥 밝을 것 같지는 않아보이지만요

서울의 명문대학에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한 무한은 드디어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수있다는 생각과 작은 마을을 벗어나 넓은 세상을 만날 기대에 부풀어있지만 대학생활을 해나갈수록 마력이 쎄다는 것 말고는 전혀 내세울 것이 없다는 생각에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느끼게 되고 그러던 중 큰돈을 주겠다며 마력의 원천인 역장을 추출하자는 제안을 받자 무시할수가 없는데요

역장 추출이후 삶이 무너지는 무한과 무한의 역장을 이식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이어 역장을 연구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과 그들에게 불법으로 역장을 건네는 이들까지 역장을 둘러싼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수있습니다

역장으로 대표되는 권력앞에 무너지고 상처받는 이들과 자신의 목표와 욕망을 위해 무엇이든 하려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서글프기도하고 답답하기도하며 분노하게도 만드는데요

마력이라는 판타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현실사회를 꼬집으며 그래도 누군가는 반성하고 또 누군가는 성장해가는 이야기가 독자들을 즐겁게 끌어당기는 것 같습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느라 현재의 행복을 잊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삶에서 후회하는 일들이 많이 줄어들지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은후에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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