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의 징표
브래드 멜처 지음, 박산호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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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받아들면 누구나 '두껍다'라는 생각을 처음할 것 같다. 이 정도 두께면 1,2편으로 나눠서 내는 게 보통일텐데, 이 출판사 돈 벌 생각이 별로 없나 싶었다. 가격도 두께에 비해 저렴했고. 부담스러운 두께의 책을 들고 읽다 지치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다만, 그건 기우. 영화 못지 않은 추격과 추리들이 빠르고 탄탄하게 전개되서 주인공들의 흐름을 쫓느라 정신없이 몰두했다.

  카인과 아벨, 슈퍼맨의 원작자들의 작은 흔적과 미스테리를 교묘하고 섬세하게 엮어서 만들어낸 이야기는 진짜 아니냐 싶고, 픽션이라는 말이 되려 의심스러워진다. 스토리를 쓰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쓰긴 그렇지만, 여튼 재밌다. 우리 소설은 감성적인 게 많다면, 물론 김진명씨 같은 분도 계시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많이 번역되는 미국 소설들은 이런 추리 소설류가 많은 것 같다. 그쪽 방향을 많이 안 읽어서 피상적인 추측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재밌게 잘 쓰긴 잘 쓴다.  문장이 바로 화면으로 구성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요새 독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의 글인 것 같다. 좀만 성공한다면 영화화되지 않을까 싶어. 당장 시나리오로 해도 크게 문제될 것 없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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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램지의 불놀이 - 슈퍼 쉐프 고든 램지의‘핫’한 도전과 성공
고든 램지 지음, 노진선 옮김 / 해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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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봤던 케이블 리얼리티 쇼 중에 Hell's Kichen이라는 게 있었다. 요리 대결을 통해 일등을 뽑는, 형식 자체는 빤하다만, 고든램지의 삐삐삐가 난무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은 기억에 꽤 남는다. 쉐프는 요리만 잘 해야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준 프로. 제이미의 판타스틱과 러블리만 외쳐대는 깜찍한 훈남 요리사와는 다른 불독 닮은 '아저씨'이지만, 진짜 레스토랑의 주방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이라면 저렇게 하겠다고 이해시켜 준 프로였다. 요새는 '고든램지의 신장개업'이라는 프로가 케이블에서 나오던데, 그 카리스마는 여전하다. 따뜻한 카리스마는 아니지만, 그 밑에서 제대로 버티기만 하면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거 같기는 하다. 마음에 상처는 백만개 날 듯하지만.
  책으로 돌아가서, 책 표지는 자기 계발서인양 분위기를 풍겼으나, 읽어본 결과 자서전이었다. 어떻게 요리사를 하게되었으며, 어떻게 지금의 규모의 레스토랑을 이끌게 되었는지에 대해 약간은 두서없이 써놓았다. 소제목을 달고 주제에 맞게 쓰려고 하긴 했지만, 자기계발서와 자서전을 어설프게 섞어놓아서 정체성이 살짝 불분명. 책 자체는 쉽게 읽혔다. 번역을 그 거친 말투를 잘 살려서 투박하게 해놓은 덕도 있고, 인생자체가 드라마틱 하니까. 근데 크게 내가 막 배워야겠다거나 내 삶에 이런 건 반영해야겠다 싶은 소스들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열심히 하고 사람을 주위에 잘 두고 이런 얘기들이 그 삶 속에서 녹아나긴 했지만, 친절한 설명이 아니라, 자기 경험을 그냥 일방적으로 쏟아내서 날더라 어쩌라는 거냐는 느낌 정도만 남았다. 글투도 빠르고 문장도 짧고 해서 심심할 때 읽기는 좋은 책이나 소장용은 아닌 듯. 동생 말대로 요리할 때가 더 멋있고 좋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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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술사 - 추상미술의 창조와 발전, 아르테마 002
김현화 지음 / 한길아트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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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발표 준비하면서 알게 된 책인데, 나같은 무지랭이들도 읽기 쉬웠다. 스터디를 하면서 추상 미술과 화가들의 이름에는 그나마 좀 익숙해졌지만, 큰 흐름을 파악하는 건 역시 무리다. 그런 면에서 많이 도움이 된 책. 20세기 미술사를 다 다루겠다고 욕심내지 않고, 추상미술에 관해서만 화가들의 작품 활동 및 철학을 중심으로 큰 줄기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개론서로서 좋은 거 같다. 미술사 책 보면 내가 몰라서 그런 진 몰라도 큰 줄기에 대한 안내는 적고, 활동했던 화가들만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미 큰 그림을 알고 있는 분은 세부 묘사로도 충분하겠지만, 나같은 사람은 이 정도 책이 있고, 그런 류 책을 동시에 본다면 도움이 많이 된다. 살까 고민 중이다. 지갑씨가 요새 허락을 잘 안해줘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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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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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1학년 때 상실의 시대에서 개츠비가 꽤 중요하게 언급된 것을 읽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와서는 내용이 1%로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얼마 전에 개츠비라는 닉을 쓰시는 분을 보고, 개츠비를 다시 읽고 싶어졌다. 꽤 유명한 고전이며 안 읽은 사람이 드물 정도인데 난 왜 기억을 못하는 것일까? 이미지 적으로 지저분했던 것만 남고 내용은 남아 있질 않다. 역시 지우개씨가 살고 있는 나의 뇌.

 

요새 드라마로 만들면 막장이 될 것 같은 이야기. 근데 이건 왜 고전이며 읽어야 되는 걸까? 가끔 기준이라는 것의 일관성을 의심한다. 사랑과 욕심, 그것이 차이가 있는 것이었나 고민해 본다. 대상과 디테일의 문제일 뿐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가도, 디테일이라도 예를 들어 큐빅이 달린 머리핀과 다이아몬드가 달린 머리핀의 가치가 다른 것처럼 다른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예가 너무 물질적이라 설득력이 없네. 좀 미쳐버린듯한 결론을 맞닥들이며 그런 끝장날 듯한 상황을 만든 것이 사랑의 영속성을 부여한 것은 아니었나 싶다. 왕자와 공주가 행복하게 쭉 잘 살리는 없는 일인 것처럼 말이야. 나도 돈냄새 나는 매력을 풍겨보고 싶구나. 유감스럽게도 내 평생 돈 냄새 날 일이야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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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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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기발하다. 인간의 상상력은 끝은 정말 어디까지 길어질 수 있는 것일까? 게다가 출간시기가 1994년이었다. 벌써 15년 전. 독자들이 따르는 작가는 이유가 있긴 있다. 끝마무리를 어떻게 지으려나 계속 궁금해하면서도 딱 떨어지는 그런 것은 없겠다 했더니 정말. 이야기도 이야기이지만 죽음에 관한 연구 부분은 정말 대단하다. 모르는 게 없다. 작가의 다른 책들에서도 신화, 설화, 성서, 고대사에 대한 깊은 지식을 알 수 있었지만, 죽음에 관한 연구는 책에서 떼어내서 진짜로 그 부분만 모아놓아도 대단하다. 전문적인 지식 부분도 많아서 그런 쪽은 읽는 동안 잠시 육체이탈. ㅎㅎㅎ

 

천국이 있고 가볼 수 있다고 해도 나는 가보지 않는 편을 택하고 싶다. 세상엔 살면서 겪어서 알게 되는 것이 참 중요함을 살면서 조금씩 느꼈기 때문이다. 20대 후반이 되어서 이런 판단이 서는지도 모르긴 하다. 20대 초반이라면 책을 읽으며 흥분하면서 이게 가능하다면 하고 꿈꿨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철이 늦게 드는 나로써는-아, 물론 아직도 철은 다 들지 않았다. 씁!- 지나봐야 알 일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에 공감이 가면서 미래를 알려고 하기보다는 열심히 하다보면 되는 건 된다는 믿음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되는 거겠지 뭐. 핫, 이런 도덕적 진리란! 결론은 되는 건 되고 안되는 건 안되지만, 될 수 있는 걸 안되게 하는 게 안되는 걸 되게 하는 것보다 쉬운 일이기에 일단 되는 일이라도 되게 하자는 그런 거?

 

삶을 더 이해하고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한 종교적 이해가 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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