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원전 완역판 1 : 도원
요시카와 에이지 엮음, 바른번역 옮김, 나관중 원작 / 코너스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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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_도원- 영원한 고전 삼국지 다시 읽기에 돌입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사주신 계림문고 세계문학전집, 그중에 서부극 시리즈를 마르고 닳도록 읽은 기억이 있다. 보안관 와이어트, 황야의 3형제등 서부의 총잡이가 그렇게 멋있어 보였나 보다. 그 후 삼국지도 즐겨서 읽었던 것 같다. 정비석의 5권짜리 삼국지를 읽었고, 한 권으로 된 대판형의 두꺼운 삼국지도 구해 읽었다. 이문열의 삼국지, 황석영의 삼국지도 물론이다.

 

이번 시리즈는 완역본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읽게 되었다. 요시카와 케이지의 작품은 초기 우리나라 삼국지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들 한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다는 삼국지, 사실 CD도 소장하고 있지만 이번에 비교해서 보려고 이현세와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까지 거금(?)을 들여 구했다. 삼국지라는 삼국지는 다 보겠다는 심정으로 말이다. 물론 설민석의 삼국지도 읽었다. 왜 이렇게 삼국지에 열광할까?

 

현실 도피적인 이유도 있고, 고전에서 교훈과 성찰을 얻기 위함도 있다. 고전은 정답이다. 만고의 진리다. 다만, 그동안 많은 삼국지를 섭렵하였기에 이번에는 좀 더 다른 관점에서 비틀기를 해보려고 한다. 유비는 쪼다?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에 나온 인물 소개다.) 조금 어리석고 모자라 제구실을 못하는 사람 또는 그런 태도나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표준국어대사전 인용)이다. 고개가 주억거려진다. 유비는 우유부단한 전형적인 마마보이다. 그렇지만 사전에 나오는 정도는 아니다. 유비를 만든 건 강인하고 근성이 있는 그의 어머니다. 그의 어머니는 명문가 집안의 어른답게 나약한 유비를 꾸짖어 대해로 나가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 어머니, 어머니는 위대하다. 존경스럽다. 자식을 위해 끝없이 희생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이 자식을 살리는 길이 아니다. 유비의 어머니는 그러한 모습으로 유비에게 호통을 쳐서 유비가 대의를 위한 출발점에 서도록 만든다.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 어머니의 가르침으로 이날 이때까지 기본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유비는 금수저다. 혈통적으로 황제의 후손(중산정왕 유승의 후예이며 한나라 경제 각하의 원손)이니까 말이다. 가진 것 없지만 혈통하나로 대의를 위한 당당한 명분을 삼은 유비다. 유비의 성공 요소 세 가지를 뽑자면 다음과 같다. 혈통(금수저), 일당백의 아우들, 어머니라고 본다. 아직 1권 리뷰를 쓰고 있으니 이만하자.

 

조조의 동탁 암살 미수 사건으로 1권은 마무리된다. 간웅 조조의 이야기는 2권 리뷰에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결론적으로 조조가 세운 위나라가 조씨는 아니지만 사마씨로 천하를 통일하게 되는데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 수 있을까?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인가 조조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어찌되었던 위나라가 삼국을 통일하게 돼서 삼국지 애독가로서 씁쓸하다. 내 버전으로 번역해 버린다면 어차피 픽션이니 유비가 통일하고 어쩌고저쩌고하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는 삼국지 주인공 중에서 유비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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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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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베스트셀러 작가 유홍준의 인생을 엿 볼 수 있는 답사기다.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작가의 청년 시절의 이야기는 시차 적응에 어려움이 있지만 구수하고 감동적인 스토리에 뚝배기 같은 맛이 난다.

 

그의 대표작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만큼 몰입도도 있고 그의 인생을 통과하는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마치 선생의 자서전과 비슷해 보이나 본인보다는 본인과 교류하고 어울렸던 시대의 거장들과의 이야기가 주이다. 내가 예상치 못한(평범하고 귀하게 자랐을 것으로 생각) 파란만장한 선생의 일대기가 눈앞에 그려진다.

 

말 그대로 잡문을 묶어 놓은 거라 전체적인 내용을 몇 마디 문장으로 정리하기는 애초에 글렀다. 그래서,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 속에서 건진 인상깊은 문장을 읽는 것이 정답이지 않나 싶다. 인상깊은 문장 자체도 인용된 글들이 많으나 어찌 되었든 마음을 움직이는 글이다.

 

친절하게도 마지막 부록에 저자의 글쓰기에 대한 잡문을 실었다. 다소 따라가기 어려운 내용도 있으나 여러분 반복하면 좋은 참고서가 될 듯하다.

 

 

[책 속에서 인상 깊은 문장 인용]

 

태초에 이 땅의 주인으로 태어나 잡초라는 이름으로 짓밟히고, 뽑혀도 그 질긴 생명력으로 생채기 난 흙을 품고 보듬어 생명의 터전을 치유하는 위대함을 기리고자 이 비를 세우다.[잡초공적비 비석 받침대에 쓰여 있는 글, (27p)]

 

예술은 사기이되 이유가 있는 사기인 것이다. (49p)

 

모든 물건에는 주인이 있는 법인데, 이제 소책자가 주인에게로 돌아갑니다. 이 또한 선친의 뜻입니다. 청컨대 웃으면서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57p)

 

하루 종일 이것만 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보고 있자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 주디 덴치의 달항아리 작품평 (87p) ]

 

남한의 3대 정자로는 진주 남강변의 촉석루, 밀양 낙동강변의 영남루, 제천 청풍 남한강변에 한벽루를 꼽고 있다. (89p)

 

정부 조직에서 부()는 나라의 정책을 맡고 청()은 현장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106p)

 

그래서 인생도처 유상수(人生到處 有上手, 세상 곳곳에 상수가 있다)’라고 했다. (109p)

 

그때 나는 욕망이라는 단어가 그토록 강력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 중간 생략 ~ 이것이 정녕 욕망이 아니길 바라는 기도하는 마음이다. (140p)

민족 장래 인인유책’ ‘문화 창달 인인유책’ :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책임 있다. (148p)

 

일본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을 무시하고 있다.” ‘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 (157p , 158p)

 

인생을 뜻깊고 선이 굵게 사는 사람은 자살한 것에는 잔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매사에 정확하고 성실하고 섬세한 사람이 선이 굵고 멀리 볼 수 있는 법입니다. 신랑 신부는 시간을 지킨다는 작은 일부터 소홀히 하지 말고 먼 곳을 생각하길 바랍니다.

( 주례사 일부, 235p)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묘비 명, 251p)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256p)

 

톨레랑스 : 한자로 풀자면 화이부동(和而不同)’에 가깝다. 즉 남을 존중하시오. 그리하여(남으로 하여금 당신을) 존중하게 하시오라는 뜻이다. 홍세화의 화()이다. (276p)

 

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 그 깊은 바닷속에 고요히 잠기면,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었소. [김민기가 고3때 작사 작곡한 노래, (284p) ]

 

김민기는 항상 겸손하여 자기 자신을 뒷것이라고 낮추었지만 그가 남긴 노래는 위대한 문화유산으로 영원히 남을 겁니다.” (297p)

 

풍부하되 한마디 군더더기가 없고, 축약했으되 한마디 놓친 게 없다. [당송 8대가의 한 분인 당나라 한유는 양양 우적 상공께 올리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320p)

 

글을 잘 썼기 때문이라고들 하지만 그보다는 문화유산을 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339p)

 

네가 쓴 감은사 답사기를 다 읽고 나니 너는 없어지고 감은사탑만 남더라.” (34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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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인간
구희 지음, 이유진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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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인간- 기후 위기를 맞고 있는 인간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는 입문서. 초보 환경러에게 좋은 참고서가 될 듯하다.

 

담고 있는 메시지는 중후하고 심각하나 일상에서 시작되는 기후 위기를 불러오는 인간들의 행태를 우리들 평소의 삶에서 해석해 내니 쉽게 읽히고 이해가 된다. 또한 만화주인공이나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심각한 내용이지만 그나마 내 멘탈에 쉽게 연착륙하는 효과가 있는듯 하다. 스며든다고나 할까?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뼈저리게 겪고 읽는 기후 위기의 요인이 우리가 발생시킨 것이라는 것을 알아갈 때에 독자가 느끼는 무력감, 모순 등은 머리를 핑핑돌게 만든다.

 

작가는 일상에서 느끼고 생활하면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방법도 알려준다. 그런 실천을 해가다가 벽에 부딪히는 모습도 퍽이나 인간스럽다. 처음부터 완벽한 기후행동가가 될 수는 없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옛말처럼, 차근차근 지구를 살리고 기후 위기를 줄이기 위한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우리에게 숙제를 내주는 책이다.

 

글자가 작아서 불만이다. 만화에 삽입되는 글자이다 보니 그러려니 해도 노안이 시작되고 있는 독자들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돋보기쓰면 된다.

 

 

 

가볍게 볼 수 있는 만화라고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만큼은 무겁고 진지하다.

 

[책 속에서 인상 깊은 문장 인용]

 

저는 기후위기인간을 이념이나 윤리를 위해서 그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무사히 할머니가 되고 싶어서,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는 존재가 되고 싶어서, ‘살고 싶어서 이 만화를 그렸습니다. (5p 머리말)

 

나의 욕심으로 지구가 아프다. 사실 지구는 인격이 아니므로 미래의 당신이 아프게 됩니다. (65p)

 

지구를 돌보는 일은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73p)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83p)

 

 

알고 보니 내 삶 자체가 탄소 배출이었다. (215p)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223p)

 

끊임없이 원하는 인간이 있다면 죽음은 가속된다. 인간이 욕심을 줄이지 않는 한 죽음은 계속된다. (249p)

 

무언가를 해치지 않고는 살아갈 길이 없다. (273p)

 

살아보려는 우리 인간들의 오랜 욕망은 어쩌면 기후위기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280~281p)

 

신기하다. 나의 건강이 지구의 건강과 연결되어 있다니 (319p)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자연이 있기에 인간이 잇다. (330p)

 

나만 살겠다는 이기심이 기후위기이다. (340~341p)

 

인간의 삶에서 모순을 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그렇다면 최선을 다하는 자가 가장 아름다울 테니까요. (358p)

 

기후위기 시대, 가장 확실한 것은 행동입니다. 생각, 걱정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367p)

 

여태까지 나만 잘살려고 했다면, 이제는 모두가 같이 사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내가 살 방법이기도 하니까. 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선택은 당신에게 달렸습니다.(374~375p)

 

소중한 것을 만끽하기 위해, 우리의 삶은 더 느렸어야 했다. (3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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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걸어가는 중입니다 - 젊은 도예가의 꿈을 향한 도전과 응원
김소영 지음 / 드림셀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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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여전히 걸어가는 중입니다- 9번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젊은 도예가의 삶에 대한 태도, 과정, 얻어낸 소중한 가치에 대한 격정적 이야기. 그녀를 보며 용기를 내게 되고 삶에 대한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젊고 어리지만 귀감이 된다. 그녀가 뱉어낸 한 마디 마디의 단어가 늙어가는 나의 가슴속 깊은 곳에 파장을 일으키기엔 충분하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녀에게 다가온 4년간의 귀촌 생활, 신은 인간이 막다른 길에 도달했을 때, 또 다른 길을 내어주시는구나? 갈구하고 간절함이 있는 자에게는 말이다. 그녀의 강단과 인생이 곳곳에 묻어있는 이 책은 몇 마디의 문장과 단어로 규정할 수 없다. 그저 그녀의 문장과 단어 속에서 가슴을 울리고 공감되는 내용을 추려서 옮겨 적는 것이 유일한 방법임을 안다. 열정적으로 살아온 그녀 이젠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뒤도 한 번 돌아보고 빠르지 않지만 여유를 가지고 인생을 즐기라고 권고하는 바이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앞이 꽉 막혀있다고 생각되는 청년들이 읽으면 매우 좋을 것 같은 에세이다. 그녀가 산티아고 순례길가이드를 맡는다면 도전 해 볼 용기가 나지만, 산티아고 순례길 자체가 관광지처럼 쭉 둘러보는 코스가 아닌 것 같아 그것은 불가능할 것 같고 관련된 강연과 멘토링을 통해 노하우를 전수해 주면 좋겠다. 정보제공을 위한너튜브를 시작한다고 하니 구독을 눌러야 겠다. 그대 삶에 축복을 !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데, 내 청년 시절에 산티아고를 알았다면 도전해 보았을 터인데, 내 삶이 그만큼 순탄했다는 것일까? 아니면 그럴 용기도 못 내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다는 반증일까?

 

[책 속에서 인상 깊은 문장 인용]

 

그런 걱정 하지 말고 용기내서 한 번 가 보는 거야. 길의 끝에 뭐가 있을지 누가 알겠어. 가 봐야 알지. (31p)

 

무조건 싫다고 안 하는 것보다는 반대로 좋아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끔은 그런 선택이 자신에게 평생 함께할 운명을 선물하기도 하니까. (40p)

 

나를, 내 인생을 바꾸는 시간은 단 1분이면 충분하다. 왜냐하면 마음먹는 데엔 1분이면 충분하니까! (48p)

 

■ 「거뜬하게

힘든 시간의 사이엔

눈에 보이지 않는 사소한 행복이 존재하고

그 사소한 행복은

폭풍처럼 힘든 순간을 거뜬히 견디게 한다. (49p)

 

가끔은 보고 듣는 눈과 귀를 닫고 내 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60p)

 

내가 처음으로 그 길을 걸었던 것은 20116월이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4개월간 구직 활동에서 처절한 실패의 쓴맛을 보았다. 그때 방황과 불안 속에서 생각이 난 건 다름 아닌 순례길이었다. (67p)

 

자유는 그 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알게 해주었다. 인생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일과 최선인 일을 선택할 것이고 그 선택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83p)

 

산을 오르기로 마음먹었으면

조금 늦더라도 끝까지 가는 것이 중요하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반드시 정상에 오르게 되어 있다. (91p)

 

이 길은 여전히

나를 더 단단하게 해주고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어지게 한다. (103p)

 

■ 「하나의 길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평지도 있다.

자갈길이 있으면 아스팔트길도 있고

흙길이 있으면 돌길도 있다.

얼핏 보면 다 다른 길이지만 결국엔

모두 똑같은 하나의 길이라는 걸 알게 해준 곳 (107p)

 

나만의 리듬과 속도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을 잘 아는 것과 같다.~중간 생략~ 술과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나는 토르티야와 우유를 주문한다. (141p)

 

산티아고 순례길을 여행하면서는 몇 벌의 여벌 옷과 잠을 잘 수 있는 침낭, 걸을 수 있는 등산화만으로 충분했다. 십 킬로그램 남짓 되는 배낭 하나로 몇 달을 여행해도 충분했다. (149p)

 

하지만 그 시간들이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삶은 가끔은 느리게도 살며 때론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고.

지금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고.

(155p)

 

■ 『삶의 설레임

내가 항상 해오던 익숙하던 것의 끝은

어떠한 것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하지.

설레임이란 건 시작과 끝 모두를 의미해.(163p)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만이 되돌릴 수 없는 과거가 되고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미래가 되니까. (174p)

 

어디를 둘러봐도 초록초록한 풍경과 산들바람, 풀벌레 소리와 시냇물 소리와 함께 밤하늘의 가득 찬 별들과 한 시간 동안 열 번의 별똥별을 보았던 날들, 은하수가 두 눈에 가득 찼던 수많은 나날들...... (185p)

 

내 마음만 평온하면 모든 것이 평온한 이곳이다. (193p)

 

좋아하고 잘하는 걸 찾는 데엔 늦은 때란 없다. (196p)

 

공기가 차가워질수록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일들을 미루지 말고 살아야겠다. (205p)

 

세상 모든 사람이 뭐라 해도

내 마음만은 언제나 내 편 (237p)

 

■ 「세 가지

누구에게나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나에게는 세 가지가 있다.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끊임없이 부딪치며 노력하는 열정 (242p)

 

행복해지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는 것과

나를 불행하게 하는 걸 버리는 것 (2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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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선물 가게 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 모차 그림 / 토닥스토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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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꿀잠 선물 가게-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풋풋하고 푸근한 이야기. 실제로 이런 가게를 연다면 대박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작가님이 딴지만 안 건다면 말이다.

 

꿀잠은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제일로 소망하는 것 중에 하나다. 이런 꿀잠을 선물해 주는 가게가 있다니 정말 환상적인 이야기다. 고뇌와 번민에 사로잡혀 잠을 자지 못하는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어린아이 동화와 같은 환상적인 얘기는 현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지금 만월에 밤을 나서면 마치 그런 달빛시장을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이렇게 꿀잠을 소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토록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현실에 대한 반증이다.

 

기획이 좋다. 불면의 고민을 해결하는 이야기들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상황들을 사례별로 옮겨 놓았다. 취업준비생 청년, 짝사랑에 빠진 여인, 가족을 위한 삶을 살다 보니 어느덧 중년이 되어 버린 여인, 깜짝 고양이 등장과 자자와 오슬로의 동거 비화, 암 판정을 받은 할아버지, 육아에 지친 젊은 부부, 오슬로의 러브스토리, 경청과는 거리가 먼 자만심 가득 찬 치과의사, 실수 만발 신입사원, 출장 요청 손님 등등

 

꿀잠 선물 가게라는 아이디어도 훌륭하지만, 가게 주인 오슬로와 부엉이 자자의 케미가 두드러지는 소설이다. 자자와 같은 든든한 파트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릴 정도로 탐나는 캐릭터다. 둘과의 관계가 너무 보기 좋다. 동화와 같은 설정과 이야기 속에서 현실의 당면한 문제들을 척척 해결해 주는 모습은 마치 명탐정 홈즈와 왓슨처럼호흡과 마음이 척척 들어맞는 두 주인공이다. 갑자기 부엉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자자와 같은 녀석이 있다면 말이다. 고양이 치치를 키우고 있으니, 이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잔잔 결말도 내가 좋아하는 엔딩이다. 그리고 2편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작가의 영악함도 귀엽다.

 

[책 속에서 인상 깊은 문장 인용]

 

그래, 저렇게 잠을 잘 자는 사람이 파는 물건이라면 분명 나도 꿀잠을 자게 해줄 거야!’ (6p)

 

그는 그녀에게 그저 봄비처럼, 천천히 스며든 것이었다. (47p)

 

(사람들이) 뾰족한 부리 대신 부드러운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 입술로 때로는 뾰족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 (85p)

 

햇살이 기분 좋게 따뜻하다. 바람도 선선하다. 이제 막 싹이 나려는 새싹들도 보이고....... 여느 날과 다를 것 없는 날인데도 다르게 보인다.” 작가의 말 에서(2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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