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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공학 - 불확실한 세상에서 최선의 답을 찾는 생각법
빌 해맥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윌북 / 2024년 7월
평점 :
■ 『삶은 공학』 - 공학이 어떻게 인류발전에 기여했는지에 대해 사례를 통해 알려주는 책. 공학도로서 자부심 뿜뿜나는 책이지만 난이도가 쉽지 않다. 하지만 사례 위주로 나오기 때문에 그러한 에피소드들은 재미있다. 한국 사회도 공학도들의 기여에 맞게 사회적인 대우가 주어진다면 미래적으로 분명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외국 작가의 책을 번역한 것인데, 난도를 좀 더 평이하게 잡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중간중간에 요약된 문장들이, 중요한 메시지로 강조되고 노출되어 있어 독자들에게 편안한 길잡이를 하려는 작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 전구의 발명자가 에디슨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은 기존의 상식이 하얗게되는 충격이다. 물론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널리 퍼진 것이 맥심이 발명한 전구이고 전구의 발명 과정에 「루이스 레티머」,「윌리엄 쿨리지」같은 공학도들이 중간중간의 과정에서 엄청난 기여를 했다는 것도 우리가 알지 못했던 놀라운 사실이다. 8장 챕터의 제목을 『한 번의 발명이 세상을 바꾼다는 착각』으로 정한 이유가 이러한 작가의 생각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 전자레인지에 적용된 기술이 레이더에 사용되었던 군사기술이었던 사실과 전자레인지가 개발되는 과정 또한 매우 흥미롭다. 마이크로파를 방출하는 자전관[자기장 속에서 극초단파를 내도록 한 진공관 : 네이버 국어사전 인용]이 열을 만들어냈고, 우연히 주머니에 들어 있었던 캔디바가 녹아내리는 현상을 보고 전자레인지를 발명했다는 유래는 공학의 사례를 너무 단순화했다고 작가는 지적한다. 이러한 영감이 발명으로 곧바로 이어진다는 환타스틱한 이야기가 공학도의 숨은 노력이 내재해 있는 공학적인 방법을 가려버린다고 했다. (261p)
[책 속에서 인상 깊은 문장 인용]
■ 과학적 방법은 우주에 관한 진리를 드러내고자 한다. 반면 공학적 방법은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37p)
공학적 방법을 ‘문제 해결 철학’이라 부르는 것은 함축도 아니고 무의미한 묘사도 아니다. 공학적 방법은 그 자체로 근본적 마음가짐을 묘사하는 하나의 형용사다 (44p)
■ 컬러 필름의 이런 결함은 공학자가 말하는 최고 개념이란 주류 문화의 내재한 하나의 선택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공학의 결과물은 과학 이론과는 달리 인간 세계 안에 맞춰 들어가도록 설계된 것임을 반영한다. (71p)
이는 공학적 방법과 공학의 최고 관념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관측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불공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공학적 방법뿐이다. 공학자가 말하는 최고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72p)
■ 테리가 재설계한 자전거를 타본 어느 여성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내 엉덩이 밑바닥에서 우러난 진심 어린 감사를 드려요.” (74p)
역설적으로, 공학계가 가진 이러한 맹점을 해결하고 예방할 수 있는 것은 공학적 방법뿐이다. (75p)
■ 과학적 방법은 우주에 관한 진실을 드러내려 애쓰지만, 공학적 방법은 현실 세계 문제에 대한 해법을 추구한다. (92p)
우리 세기에 들어서 과학 이해와 기술이 놀라우리만치 발전하면서 과거에 공학자를 괴롭히던 불확실성이 없어지리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과학 지식이 발전하는 동안 공학자는 그 지식을 넘어서서 일하기 때문이다. (101p)
■ 아널드의 연구 이후 수십 년 동안 통제된 진화를 통해 만들어낸 갖가지 요소가 질병을 진단, 치료했고 농장 폐기물을 줄였다. 그뿐만 아니라 직물 품질을 향상했고, 산업 및 제약 화학물질을 합성했으며, 세탁용 세제를 강화했다. 유단백질을 분해하는 그 효소가 얼룩도 분해하는 것이다. (106p)
‘한정된 자원’이란 조건은 공학자가 자신의 설계를 실행하고 불확실성을 극복하여 긴급한 사항에 대응하는 방식을 세밀하게 드러내 왔고, 앞으로도 항상 그럴 것이다. (117p)
■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적재물이 제대로 동작하는 가운데 위성이 마침내 궤도에 올랐을 때 내가 통제실에 있었다는 사실보다 더 만족스러운 일은 없었다.” 그녀의 설계는 최초 상업 위성 200기 정도에 사용되었다. (135p)
잘되지 않는 법을 알아야 잘되는 법을 알게 된다. (147p)
■ 그의 혁신 즉 얇은 바깥층을 만들어내기 위한 이 ‘담그기’는 공학자가 사용하는 세 가지 전략 중 마지막인 ‘절충’을 설명해 준다.
공학 설계에는 항상 한계가 있고, 그래서 제품을 설계할 때 공학자는 사물의 특정 특성의 균형을 얼마나 맞출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는 ‘최고’ 관념과 밀접하게 연결된 균형이다. 절충할 때 공학자는 사물의 두 가지 양보할 수 없는 측면 사이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둘 모두를 완전히 다 갖출 수는 없다. (163p)
■ 과학은 최고의 경험칙을 만들고, 공학은 그것을 적용하여 세계를 바꾼다. (192p)